영화 '무간도'. 조직원과 경찰이 서로의 신분을 바꾸어 활동하는 범죄 이야기로 흥행을 거뒀다.
최근 산시성에서 영화 '무간도'를 방불케하는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했다.
앞서 2002년도 양조위·유덕화 주연의 영화 '무간도'는 범죄조직원이 경찰학교에 들어가 조직의 스파이가 되는 이야기로 큰 인기를 끌었다.
13일 메트로 홍콩에 따르면 제비파는 2000년 산시성 중양현에서 만들어진 조직으로 두목 펑샤오춘의 별명 '제비'에서 이름을 땄다. 2001년 펑샤오춘은 장기적인 조직 운영을 위해 조직원들의 경찰학교 입학을 권유했다. 성적이 좋았던 조직원 왕펑페이는 타이위안시 경찰학교 형사수사전공에 당당히 합격했고, 성적이 좋지 않은 조직원들은 이 조직과 결탁한 공안국 간부를 통해 합격했다. 이렇게 제비파 조직원 15명은 산시성을 비롯한 지역 경찰학교에 수사, 치안, 법률 등의 전공으로 합격했다.
이들이 학교에 있는 동안 조직에서는 몇 차례 학교를 방문해 이들을 격려했다. 몇년 뒤 조직원들은 공부를 마치고 중양현으로 돌아와 공안기관에서 실습을 하게 됐고, 제비파의 다른 조직원이 참여한 범죄사건에 관여하게 됐다. 이들은 18차례나 제비파에 정보를 누설하고 조직원의 도주를 도왔다.
하지만 제비파의 스파이 행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4년 6월 산시성 공안청이 어느 살인 사건을 검거하다 제비파의 경찰 스파이 15명과 이들을 도와준 공안국 간부들을 체포한 것이다. 후에 이 사건은 실사판 무간도로 큰 화제가 됐다.
한편 경찰학교에서 함께 공부했던 학생들은 이들의 정체를 듣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경찰학교 학생은 조직원인 리펑에 대해 "그는 조용한 학생이었다. 학교에서는 같은 고향 출신들과 어울리며 중양현 사투리로 이야기해 무슨 대화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조직원 왕펑페이를 "성적이 우수한 뛰어난 학생이었다"고 회고했다.
산시성에서 범죄조직이 공공기관에 잠입한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10년에는 13년 동안 범죄 46건을 저지른 조직의 숨은 두목이 경찰 대대장으로 밝혀진 사건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산시성은 중국에서 부패의 온상이란 불명예를 얻었다. 지난해 9월 산시성의 위원회 서기로 선출된 왕루린은 "범죄조직을 강력히 검거하고 반부패를 실현하겠다"고 조폭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정리=장윤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