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피보다 진하다?'
자산 기준 40대 그룹 가운데 절반 가량이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재벌닷컴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자산 기준 40대 재벌그룹에서 지금까지 오너 일가가 경영권 분쟁을 벌인 경우는 17곳이었다.
최근 후계구도를 놓고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롯데그룹은 선례가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동생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과 원만하지 못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신춘호 회장과 라면 사업을 놓고 충돌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업계에는 신격호 회장의 만류에도 신춘호 회장이 라면사업에 뛰어들면서 두 사람 사이에 앙금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춘호 회장은 1965년 롯데공업에서 라면사업을 시작한 이후 사명을 농심으로 바꿨다. 2010년에는 롯데마트가 롯데라면을 판매하면서 롯데와 농심 회장 형제 간의 '라면 전쟁'이 재현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도 대를 이어 혈족 간에 분쟁이 생긴 바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구조조정과 함께 계열 분리 절차를 밟는 것과 맞물려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다.
효성그룹에서는 조석래 회장 2세들의 분쟁이 불거졌다.
이처럼 재벌 혈족 간 분쟁은 형제간 재산이나 경영권을 둘러싼 싸움이 잦았다.
삼성, 현대차, 현대중공업, 한진, 한화, 두산, CJ, 대림, 현대, 코오롱, 한진중공업, 한라 등 국내 그룹들이 혈족간 분쟁을 겪었다.
재벌닷컴 측은 "국내 재벌의 지배구조 특성상 주도권 다툼에서 지면 모두 잃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혈족 간 분쟁이 생긴다. 이사회의 경영 참여를 확대하고 주주의 권한을 높여 총수의 권력집중을 분산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