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0대 그룹의 부채가 공공기관의 부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 그룹의 빚은 30대 그룹 총액의 72%를 차지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와 재벌닷컴에 따르면 30대 그룹의 부채총계는 2013년 말 624조3000억원으로 2년 전보다 25조7000억원(4.3%)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공공기관 부채인 523조2000억원보다 101조원가량 많은 수치다.
30대 그룹 부채총액은 2011년 598조6000억원에서 2012년 611조9000억원으로 600조원을 돌파한 뒤 1년간 12조4000억원 늘어난 624조3000억원으로 커졌고 지난해에도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추정됐다.
10대 그룹의 부채가 449조6000억원으로 30대 그룹 총액의 72%를 차지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신용도가 좋은 상위권 그룹들이 빚을 내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지면서 여신시장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2011∼2013년 그룹별 부채는 삼성그룹이 78조9000억원에서 87조5000억원으로 8조6000억원 늘었고 SK그룹은 59조2000억원에서 67조3000억원으로 8조1000억원 증가했다.
롯데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의 부채는 각각 35조2000억원과 30조5000억원으로 2년 새 각각 3조6000억원과 9000억원 확대됐다.
GS그룹의 부채는 30조7000억원으로 2년간 2조원 증가했고 한화그룹 부채는 1조4000억원 늘어난 16조7000억원으로 집게됐다.
현대차그룹은 같은 기간 68조7000억원에서 69조원으로 증가액이 그룹 규모에 비해 적은 3000억원에 머물렀고 LG그룹과 포스코그룹의 부채액은 각각 1조5000억원, 3조8000억원 줄었다.
다만 삼성(43.0%)과 현대차(65.7%), SK(86.8%), 롯데(65.8%) 등 그룹의 부채비율은 100% 미만으로 양호한 수준이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GS그룹, 한화그룹 등 그룹의 부채비율은 각각 112.6%, 112.6%, 144.8% 등이었다.
하지만 일부 그룹은 재무상황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한진그룹의 부채는 같은 기간 29조7000억원에서 32조4000억원으로 2조7000억원 늘었고 대우조선과 한국GM, OCI 등의 부채액도 같은 기간 1조8000억원, 8000억원, 6000억원씩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한진그룹이 452.4%로 30대 그룹 중에서 두 번째로 높고 한국 GM과 대우조선도 각각 353.5%, 254.7%로 높은 편이었다.
구조조정 중인 현대그룹(540.5%)과 금호아시아나그룹(381.9%), 동부그룹(269.0%) 등의 부채비율도 여전히 높았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부채비율 적정선을 200%로 보고 있다. 기업활동에 부채는 필수 요소 중 하나이지만 500%이상이라면 부도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줄이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