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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맥락의 다양성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구치소 송치로 일단락되는 듯 했던 '땅콩 회항' 사건은 그녀의 동생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복수' 관련 발언이 알려지면서 세간에 재점화됐다. 회항 사건에 대한 시비와 노사관계, 가족관계 등이 하나로 버무려졌다. 조현민 전무의 발언은 회항 사건의 맥락에서 보면 망언에 가깝다. 잘못을 저지른 언니, 그 언니가 처한 상황을 바라보는 동생의 맥락에서 보면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재벌가로 통칭되는 사회구조에서 읽으면 또 다르다.

12월 28일 영하의 날씨 속에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수요집회가 열렸다. 이제 55명밖에 남지 않은 분들을 위한 사회의 지지와 도움이 절실해 보인 1159번째 집회였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새해 소원은 더 이상 집회가 열리지 않아도 되는 날을 맞는 것이었다. 이 날 평균 연령 89세 할머니들 앞에 초등학생들이 자리했다. 그들은 손팻말을 들고 추위를 견뎠다. 고사리 손이 얼어가는 속도보다 학생들의 사상이 얼어붙는 속도가 더 빨랐을지 모르겠다.

배우 최민수 씨는 세밑 화두의 주인공이었다. MBC 연기대상에서 황금연기상 수상을 거부했는데, 세월호 사건에 대한 공감과 아픔으로부터 기인된 결정이었다. 세간에서는 그를 향한 찬사와 격려가 넘쳤다. 최민수 씨는 자신을 향한 환호에 "상식적인 게 비상식적인 것으로 비치는 세상이 안쓰럽다"고 말했다. 수상거부와 관련해 그와 함께 드라마를 제작했던 배우들·방송관계자들·심사위원들 등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어떤 일이든 무조건적 해석과 입장을 취하는 건 위험하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종국에는 비싼 대가를 치르게 마련이다. 개인이든, 사회든. 어떤 사건이든 다양한 맥락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언니를 위로하는 것에 타인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동생, 일본에 대한 객관적 인지 기회를 잃는 초등학생, 드라마의 성공에 대한 기쁨 대신 부끄러움을 강요받은 사람들은 그들의 맥락이 간과됐기에 아플 것이다.

다양한 맥락을 인정하면 시비를 가리는 게 쉽다. 서로간에 상처를 덜 줄 수 있다. 즐거움을 나눌 기회도 늘어난다. 맥락의 다양성을 이해하자.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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