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직 다 미생이야"…박 대통령 "통일은 대박"
60년 만에 찾아온 '청마(靑馬)의 해'답게 2014년은 어느 해보다 수많은 말(言)들이 우리를 울리고 웃겼다. 말 한마디로 시작된 파장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는가 하면 따뜻한 말 한마디에 상처를 치유받은 국민들도 많았다. 말(馬)의 해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을 말(言)들로 정리해 본다.
올 한해는 국민들의 분노를 산 말들이 유독 많았다.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당시 "가만히 있으라. 움직이면 더 위험하다"는 선내 방송은 온 국민을 슬픔에 빠뜨렸다. 특히 이준석 세월호 선장이 "우리 승무원들 지시만 따라서 행동하시면 어느 교통수단보다도 안전하다"는 방송 인터뷰를 4년 전 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12월 5일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마카다미아 서비스가 잘못됐다는 이유로 사무장에게 '너 내려!'라고 고성을 질러 여론을 들끓게 했다. 특히 외신들까지 이 사건을 주요뉴스로 다루면서 국제적인 망신까지 당했다.
팍팍해진 서민 삶을 가슴 아프게 드러낸 말들도 많았다.
2월 26일 집세와 공과금으로 70만원을 놔두고 목숨을 끊은 송파 세모녀가 남긴 메모 "정말 죄송합니다"는 우리 사회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12월 28일 복직을 요구하며 공장 70m 굴뚝에서 고공농성 중인 해고자의 아내는 "아직은 울지 못하겠습니다"는 편지를 남겨 국민들을 눈물 짖게 했다.
◆"대한민국의 딸인게 자랑스럽다"
정치권에서 쏟아진 말들도 주목을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는 발언을 남겨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는 등 화제가 됐다.
지난 10일에는 비선실세로 지목된 정윤회씨가 검찰에 출석하면서 "이런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는지, 또 그 불장난에 춤춘 사람이 누군지 다 밝혀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재계의 깜짝 행보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지난 9월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낙찰받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사기업이나 외국기업이 아니라 정부 땅 사는 것이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며 입찰에 참여한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재벌가 딸로는 처음으로 해군 장교로 입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씨는 "대한민국의 딸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 훈련 기간을 거치며 더 큰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고 말해 '신선한 충격'을 남겼다.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
국민들의 상처난 마음을 다독여준 말들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세월호 유족들을 위로했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침략으로 끌려가 이용을 당했지만 인간적인 품위를 잃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는 말로 피해자들의 마음 상처를 치유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이 남긴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는 명대사는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용기를 선물했다.
일흔둘의 나이에 프로야구에 돌아온 노장 김성근 감독도 청와대 특강에서 "손가락질 피하면 리더 자격 없다"고 말해 큰 울림을 남겼다.
직장인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신드롬을 일으킨 tvN '미생'의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라는 대사는 다가오는 2015년 을미년 모든 국민들이 '완생'을 꿈꾸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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