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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있는 그대로의 사람



서점에 새로운 코너가 생겼다. 일명 '컬러링 북'으로 불리는 색칠놀이 책이 팔리는 장소다. 컬러링 북은 이미 그려진 밑그림 위에 색칠 행위를 하도록 고안됐다. 다른 놀이와 달리 어른들을 위한 놀이에서 출발된 힐링도구이기도 하다. 색을 칠하는 동안 무의식은 자유로워지고, 색에서 오는 다양한 감정으로 인해 즐거워진다는 게 사용자들의 주장이다. 서점가에서 꽤 긴 시간 동안 팔리는 걸 보면 반짝하고 말 현상은 아닌 것 같다. 미술적 재능이란 게 아주 소수에게 주어지는 선물이고, 그래서 그림에서 소외됐던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색칠놀이 유행에 한 몫을 하는 듯 하다.

다이어리는 한 철 장사가 아니라 한 달 장사를 해야 할 품목이다. 12월과 생사를 같이 하는 다이어리는 지난 10년 동안 소비자처럼 스마트해졌다. 시간을 일, 주, 월 단위로 잘 쓸 수 있도록 구성됐고, 약속에서부터 자신의 수필까지 다양한 기록을 남길 수 있도록 그려졌다. 2015년 다이어리는 조금 다르게 디자인된 게 많다. 많은 것을 담는 것보다는 필요한 것을 담을 수 있도록, 인위적으로 구획된 페이지보다는 사용자가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어찌 보면 사용자에게 더 많은 내용을 손 글씨로 남기라고 유도하는 것 같다. 다이어리와 동의어로 생각됐던 브랜드의 제품보다 이름 모를 중소기업의 아이디어 제품이 인기를 끄는 건 이유가 있다.

SNS 사용자 사이에서는 타인의 집에서 저녁을 같이 먹고 담소를 즐기는 모임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집주인이 음식을 차려서 초대하는 경우도 있고, 각자 음식을 준비해 오기도 한다. 그들이 지키는 한 가지 원칙은 구매한 음식을 내놓지 않는 것이다. 자신만의 레시피를 공유하는 걸 넘어서 맛을 나누자는 모임의 취지가 돋보인다. 또 음식을 함께 먹는다는 것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함을 배우는 자리로도 그만이다. 이런 모임을 40~50대가 하면 그럴 수도 있는 것이지만 20~30대가 하기 때문에 충분히 화제가 되지 싶다.

우리는 집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네트워크가 없으면 견딜 수 없는 생활에 젖어 있다. 전기가 나가면 어두운 게 문제가 아니라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없는 게 문제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사람이 원초적으로 갖고 있었던 것에 대한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색감, 손 글씨, 맛 등은 오감에 의한 감성과 밀접하다. 복제 불가능한 아름다움에 대한 재구성의 시대를 맞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돌고 돌아 제자리로 오는 쳇바퀴처럼 기술의 진보와 반복의 어느 지점에는 있는 그대로의 사람이 정답인가 보다.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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