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소니 픽처스를 상대로 한 해킹·상영 예정 극장에 대한 테러 위협 배후가 북한이라는 잠정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북한을 '응징'할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P·AFP·CNN 등 외신에 따르면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공격은 악의를 가진 정교한 집단에 의해 자행된 파괴 행위 사례로, 누구의 책임이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매우 심각한 국가안보 현안으로 여긴다"며 "고위 외교·안보·정보 및 군 당국자들과 가능한 대응 방안을 놓고 매일 회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배후가 북한인지 확인할 위치에 있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워싱턴DC의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 소행이라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북한이 배후에 있다는 정황증거들은 있지만, 북한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여했는지를 입증할만한 직접 증거들은 현 단계에서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 수사 당국은 ▲이번 해킹공격에 이용된 악성 소프트웨어가 지난 수년간 한국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가하는 데 이용된 악성소프트웨어와 유사하고 ▲출처를 감추려고 미국과 태국, 볼리비아 등 7개의 컴퓨터를 이용했으며 ▲일부 소프트웨어가 한국어로 쓰였다는 점 등을 정황증거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이 실제로 쓸 수 있는 제재수단이 별로 없다는 점이 문제다. 이미 유엔을 중심으로 다자 차원의 대북 제재가 가동되고 있는데다 북미 양자 차원의 제재도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짜여 있는 탓이다.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경제체제를 유지하는 점도 미국의 대응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유사한 해킹 공격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과 러시아와는 대응의 방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밋 롬니 전 미국 매사추세츠 주지사 겸 공화당 전 대통령 후보는 영화 '인터뷰' 제작사인 미국 소니 픽처스에 이 영화를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하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