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래 동화에서 산타클로스 '데드 모로즈'는 손녀인 '눈 아가씨' 스네구로치카와 함께 다닌다. 스네구로치카는 예쁜 외모에 푸른색 옷을 입고 다녀 눈의 요정을 연상시킨다. 최근 모스크바 도심에 손녀를 애타게 찾는 산타가 나타났다. 메트로 모스크바가 시민을 위해 준비한 깜짝 크리스마스 이벤트였다.
시내 한복판에서 데드 모로즈는 "스네구로치카 어디에 있니.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줘야 하는데 어서 나오렴"이라고 외쳤다. 스네구로치카를 찾지 못한 산타는 길을 가던 젊은 여성들에게 스네구로치카가 돼 달라고 부탁했다. 여성들은 산타의 깜짝 등장에 즐거워하며 흔쾌히 역할극에 동참했다.
"아름다운 아가씨, 오늘 하루 스네구로치카가 돼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일을 도와주겠소?"라는 산타의 부탁에 시민 예카테리나 투르나는 함박 미소로 화답했다.
산타와 함께 모스크바 거리에서 1일 스네구로치카가 된 투르나는 잠시 동안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며 "생각지도 못한 이벤트였지만 매우 즐거웠다"며 "아름다운 스네구로치카가 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또 다른 스네구로치카를 찾던 데드 마로즈는 한 중년 여성에게 다가가 스네구로치카가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이 여성은 "스네구로치카가 되기엔 너무 늙지 않았느냐. 난 스네구로치카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사양했다. 그러면서도 "눈 아가씨가 돼 달라는 제안을 받으니 기분은 좋다"며 웃었다.
한편 스네구로치가가 갖춰야 될 덕목을 묻는 산타의 질문에 한 시민은 "스네구로치카는 아름답고 산타를 존경해야 한다. 친절하고 책임감이 있어야 하며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씨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반 고로브첸코 기자·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