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 달러(약 9000만원)에 달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누가 장식하는 걸까.
최근 미국 경제매체 CNN머니는 유명인사들의 트리를 장식하는 트리 스타일리스트 밥 프란가를 소개하며 그의 연출 비법을 공개했다.
프란가는 일명 '크리스마스 박사'로 불린다. 30년 전 영화배우 미아 패로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한 것을 계기로 트리 장식 전문가로 나섰다.
뉴욕 메이시 백화점에서 일하던 시절 프란가는 우연히 패로를 만나 트리를 꾸며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후 할리우드 스타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그는 '스타의 스타'가 됐다. 톱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바버라 스트라이샌드 등이 단골 고객이다.
프란가의 손을 거친 트리는 마법처럼 집안 분위기를 바꾼다. 싱그러운 초록빛 나무에 은빛 눈과 황금 별 장식이 어우러지면 집안은 온통 축제 분위기다.
프란가는 "나에게 모든걸 맡기고 편안하게 소파에 앉아 카푸치노 한 잔 마시면 환상적인 트리가 완성된다"며 "보통 크기의 트리를 장식하는 데 약 45분, 집안 전체를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도록 연출하는 데는 반나절이 걸린다"고 밝혔다.
그는 "30분 정도 고객과 트리의 전체적인 스타일과 예산 등을 논의한 뒤 작업을 시작한다"며 "트리 장식에 따라 혼다, 렉서스, 롤스 로이스 패키지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가격은 나무의 크기와 장식에 따라 2500달러~8만 달러"라고 덧붙였다.
트리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 수거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경우 대형 트리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해체 작업이 만만찮다. 프란가는 일반인 고객과 기업도 종종 트리 장식을 의뢰한다고 했다. 산타클로스와 하얀 눈을 테마로 하는 기본 스타일은 물론 오토바이를 트리의 맨 꼭대기에 매달아 달라는 기상천외한 요청도 있다.
스타들의 거실에 놓이는 최고급 트리에는 어떤 장식이 사용될까. 100달러짜리 유럽산 트리 장식을 비롯해 이색 인형 장식이 총출동한다. 팝스타 비욘세는 사진 공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얼마 전 크리스마스 트리 사진을 올렸다. '비욘세 트리'에는 반짝거리는 코끼리 장식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가수 머라이어 캐리는 분홍색 장미꽃으로 트리를 화사하게 장식해 눈길을 끌었다.
프란가는 매년 90여 가구의 트리를 장식한다. 일찍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사람들이 있어 가을부터 장식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올해는 지난달 17일에 첫 번째 트리를 만들었다.
프란가는 예산이 빠듯해도 멋진 트리를 만들 수 있다며 실속 있는 트리 연출법도 귀띔했다. 그는 "작은 장식 여러 개를 곳곳에 늘어 놓는 것보다 색상과 모양이 돋보이는 장식 몇 가지를 눈에 띄는 곳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며 "트리 꼭대기를 장식하는 별을 비롯해 장식 한 두 가지를 과감하고 화려하게 연출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