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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이윤을 위한 상도



오랜만에 명동을 나갔다. 패션 소비의 중심이 강남으로 옮겨진 뒤로 명동은 점점 더 일반 소비재 시장으로 변모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래도 명동인데,라는 미련에 잊지 않을 정도의 횟수로 시장조사를 다녔다. 뭔가 하나라도 건질 게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품었고, 실제로 건지기는 했다. 가장 먼저 발견한 건 유니클로 매장의 폐점이었다. 한국에 SPA 패션을 전파시켰던, 개점 때부터 명동 패션의 새로운 상징으로 부각됐던 매장이 사라진 건 의외였다. 반사적으로 ZARA, H&M 매장을 확인했다.

버거킹 명동점은 청년 시절의 추억이다. 아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현재에도 유효했으니 일종의 매개체였다는 게 맞다. 기껏해야 햄버거 가게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없다. 맥도날드와 KFC 사이에서 젊은 층의 입맛뿐만 아니라 문화로 존재했기 때문이다. 영풍문고는 선비의 기개를 지키는 서점이었다. 종로서적이 사라지면서 서점 시장은 독점에 가까웠다. 그 그늘 속에서 묵묵하게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은신처 역할을 해왔다. 명동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잠실에 새롭게 문을 연 쇼핑센터에는 면세점이 있다. 인근 백화점에 있었던 매장을 옮겼는데 상품구성이 명확했다. 고가의 패션 또는 잡화이거나 화장품이었다. 면세점 내에서 외유에 대한 기대를 품은 쇼핑을 하기에는 2% 부족했다. 그래서인지 한국인은 마주치기가 쉽지 않았다. 풍문에 따르면 한국인의 면세점 소비는 또 다른 곳에 집중됐다. 한 때 가장 편리하고 구매욕구에 대한 충족도가 높았던 그 면세점은 이제 우리의 공간이 아닌 듯 했다. 그래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유효한 건 틀림없다.

사업을, 장사를 한다는 것의 첫 번째 이유이자 사명은 이윤을 남기는 것이다. 이윤이 클수록 사세는 커지기 마련이고, 시장에서의 지배력도 강력해지기 마련이다. 한국 소비시장이 일본 관광객에게 촉각을 세웠던 시절이 있다. 일면 아직도 그렇다. 하지만 지금처럼 중국 관광객에 모든 걸 맞추는 시장은 아니었다. 소비재 시장이 중국 관광객을 중심으로 재편된다는 것은 제주도 투자, 서울·경기권 투자, 제조업 기지화 등의 배경의 심각성을 말한다. 중국 관광객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 그렇게 돈을 버는 일이 영원할까.

자본주의 경제 체제 아래에서 돈을 번다는 것의 의미는 화폐의 축적 수준에만 달려있는 것은 아니다. 이윤을 위한 상도란 것도 있지 않을까. 장사 역시 사회구조의 한 부분일테니까.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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