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제주 유나이티드의 사령탑 박경훈(53)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제주 구단은 3일 "박경훈 감독이 장석수 사장과의 개인 면담을 통해 감독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박 감독이 1일 저녁 사장과 면담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팀의 발전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박 감독의 뜻이었다. 건강상의 이유도 있고 사퇴 후에는 전주대학교 교수로 복직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구단에서는 사퇴를 만류했지만 박 감독의 의지가 강해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지난 2009년 제주 사령탑으로 부임한 박 감독은 5년 동안 정들었던 제주를 떠나게 됐다. 특히 2010년 말 구단과 5년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임기가 2015년 말까지 보장돼 있었지만 스스로 물러나기로 했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17세 이하(U-17) 축구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박 감독은 전주대학교 체육학부 축구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09년 10월 제주 사령탑을 맡아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2009년 시즌까지 최하위권에 머물던 제주는 박 감독의 지휘 아래 2010년 시즌 정규리그 준우승까지 차지하며 기적을 일궈냈다. 박 감독은 그해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김은중(위 왼쪽)선수와 박경훈 감독./제주유나이티드 홈페이지
박 감독은 팬과의 소통에서도 단연 두드러지는 수장이었다. 제주는 지난 2012년 최다 관중 증가를 보인 구단에 주는 '플러스 스타디움상'을, 지난해에는 팬과 소통하는 구단에게 주는 '팬 프렌들리 클럽상'을 수상했다. 지난달 25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제10회 대한민국 스포츠산업 대상'에서는 제주가 프로구단 최초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 감독은 2010년 이후 팀의 주축이었던 구자철·홍정호·산토스·페드로 등이 팀을 빠져나가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서 제주를 클래식 A그룹 리그 5위로 올려 세웠다.
제주는 "박 감독의 후임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드래프트와 전지훈련 일정이 빠듯한 만큼 조만간 차기 사령탑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