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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한 사람이 바다다



바야흐로 '파티타임'이 시작됐다. 12월은 크리스마스와 송년이라는 두 단어로 온통 노는 시간이다. 적어도 마음은 그렇게 설렌다. 온갖 종류의 취미활동과 SNS모임이 활성화된 요즘은 사실 연중 파티가 가능하다. '불금'이라는 단어가 대표적이다. 주 5일제 영향인 듯 하지만 실은 개인마다 급격하게 많아진 사교활동·취미활동·교육활동의 영향이 크다. 사람이 좋으면 모임이 빈번해지고, 정기모임이 되고, 별의별 명목으로 이벤트를 갖는다.

부쩍 많아진 모임 탓에 관계의 깊이는 덜해졌다. 바쁘다는 걸 인정하는 쿨(?)함 덕분이다. 이런저런 개인적 사유로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거나, 문자로 불참을 통보하거나, 단체로 대화하는 SNS 창에 사과를 던진다. 상대방이 답을 했든 아니든 상관없다. 나는 알렸으니까. 그리고 급작스런 불참이나 먼저 일어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취급 받는다. 마치 '넌, 안 바쁜가봐?'라고 되묻는 것 같다.

혹자는 12월이야말로 그 사람의 가치를 알 수 있는 때라고 말한다. 얼마나 많은 약속이 있는지, 그와 만날 약속을 잡는 게 얼마나 힘든지에 따라 그의 사회적, 인간적 가치가 매겨진다는 주장이다. 일면 그럴 듯하다. 반면 12월에 저녁 약속을 하지 않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너무 많은 약속에 치인 사람들에게 자기까지 덧붙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시간은 특정 시점만 특별하고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한 사람이 바다다'란 말이 있다. 한 명을 깊이 사귀고 귀하게 여기면 그가 바다와 같이 넓은 인격체라는 것을 알게 된다는 의미다. 내게 필요한 모든 것을 그가 다 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을 만날수록 일상이 더 외로워지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바다와 같은 한 사람은 누구인가. 나는 누군가에게 바다와 같은 사람인가. 이젠 우리 너무 광대하고 많아진 관계의 종류에 지쳤다. 관계의 하향평준화 탓이다.

우리는 고유한 바다를 팽개쳐두고 오아시스를 찾아 사막을 헤맨다. 나에게도 있고, 당신에게도 있는 그 바다에 몸과 영혼을 담는 12월은 어떠한가.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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