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이동통신시장이 들썩이는 가운데 알뜰폰의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단통법 시행 이후 지난 한달 간 알뜰폰 업계는 번호이동 시장에서 7만3941명의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이 3만4489명, KT 2만6856명, LG유플러스가 9만1443명의 가입자 순감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확연히 대비된다.
단통법 시행 이후 보조금 규모가 크게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이 보다 값싼 알뜰폰이나 중고폰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알뜰폰은 가계통신비 절감 효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알뜰폰 효과에 주목했다.
당시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이통 3사의 가입자당 월평균매출액(ARPU)이 3만1263원인데 비해 알뜰폰은 1만1935원으로 62%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연도별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를 산출하면 2011년부터 올해 8월까지 4년간 약 1조5655억원의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이처럼 알뜰폰은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확연하지만 시장 규모가 적어 사업자들의 적자 규모도 큰 만큼 정부는 정책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의 이야기처럼 알뜰폰 사업자들이 아직은 사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가입자 확대에 힘입어 그 적자폭도 점차 줄여가고 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CJ헬로비전은 알뜰폰 '헬로모바일'의 가입자가 올해 3분기 5만7999명 증가하며 79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가입자당 평균매출액(ARPU)은 1만8892원으로 전분기(1만8606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헬로모바일의 3분기 매출액은 8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전분기 대비 10% 증가했다. 특히 CJ헬로비전은 헬로모바일의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며 수익성이 계속 개선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아이즈비전에 대해서도 알뜰폰 '아이즈모바일' 사업 성장에 힘입어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IBK증권은 지난 7일 "알뜰폰 시장 확대로 아이즈모바일의 가입자 또한 안정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150억원으로 예상되고, 내년엔 정부의 알뜰폰 시장 확대 정책과 독자적 영업 활동 강화를 통해 매출이 66.7%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체국 알뜰폰의 괄목적인 성장도 눈여겨 볼만 하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체국 알뜰폰 가입자는 10월 말 현재 15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9월 말부터 판매를 시작한 우체국 알뜰폰 가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며 주목받고 있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큰사람, 스마텔, 위너스텔, 온세텔레콤 등 4개 사업자가 추가되며, 총 10개 사업자가 우체국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다.
이처럼 꾸준한 성장세에 알뜰폰 진출 사업자도 늘고 있다. 올해 KT와 LG유플러스가 자회사 KTIS, 미디어로그를 앞세워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알뜰폰 시장 내부에도 치열한 경쟁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아이폰6 출시 등으로 이동통신 시장이 들썩거리면서 큰 변화를 보이고 있지만 알뜰폰은 굳건하게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다양한 유통창구, 요금제 및 단말기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인기를 이어가며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기조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