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가 각각 1승씩을 챙기며 7일 목동구장에서 3차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에서 삼성은 장원삼(31)을, 넥센은 오재영(29)을 선발 투수로 출격시키겠다고 예고했다. 토종 좌완 투수들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1·2차전에서 각각 한 차례씩 승리한 양 팀은 자리를 옮겨 넥센의 홈구장인 목동에서 3·4차전을 치르게 된다. 우승을 향한 레이스가 다시 원점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번 목동 두 경기의 결과가 이번 한국시리즈의 반환점이 될 것으로 보여 양 팀은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양 팀에서 내민 토종 좌완 선발 맞대결이 관전포인트다. 장원삼은 2010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삼성으로 트레이드돼 올해까지 5시즌 중 네 차례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명실상부 삼성의 좌완 에이스다. 2012년 다승왕과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황금기를 누렸다.
장원삼보다 2년 앞선 2004년 현대에서 데뷔한 오재영도 첫 시즌에 10승(9패)과 평균자책점 3.99로 눈에 띄는 성적을 냈다. 오재영은 현대의 마지막 우승 시즌이던 2004년 한국시리즈에서 세 차례 등판해 1승을 거둔 바 있는 넥센의 몇 없는 한국시리즈 유경험자 중 한 명이다.
장원삼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으며 삼성의 토종 좌완 에이스 노릇을 했다. 오재영은 2010년 이후 한 번도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오재영은 3차전에서 6이닝 3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팀에 승리를 선사했다. 두 투수는 처음으로 가을 무대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상대 전적을 보면 이번 시즌 장원삼은 넥센전에 세 차례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2.70의 좋은 모습을 보였다. 반면 오재영은 삼성과의 두 차례 경기에서 1패와 평균자책점 27.00으로 최악의 투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오재영이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 것은 한 번 뿐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던 시기에 4이닝도 채우지 않고 강판한 터라 상대전적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한때 같은 팀에서 뛴 두 투수는 모두 최고시속 140㎞ 초반에 이르는 직구가 일품인 좌완 투수라는 점도 닮았다. 장원삼은 구석을 찌르는 날카로운 명품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고 있다. 오재영은 커브·슬라이더·포크볼 등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 변화구로 상대 타자를 요리하는 스타일이다.
1차전에서 4-2로 승리한 넥센은 강정호와 박병호가 홈런포를 가동했고 서건창 역시 3루타를 때려내며 '거포군단'이 타선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은 2차전에서 타선의 폭발로 7-1 대승을 거뒀다. 나바로, 이승엽이 홈런을 쏘아 올렸고 채태인, 최형우 등 중심 타선이 2루타를 포함 결승타를 뽑아내며 막강화력을 자랑했다.
양팀 타선이 모두 상승세인 만큼 목동으로 옮긴 3·4차전에서는 난타전을 예상해 볼 수도 있다. 목동 구장은 '친타자' 성향이 강하다. 장원삼과 오재영의 분투가 절실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