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삼성SDS 상장 급물살…삼성전자 분할 뒤 합병 가능성
제일모직이 다음달 18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이 지주사를 설립할 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또 다른 삼성 계열사인 삼성SDS는 이보다 빠른 오는 14일을 상장 예정일로 잡았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제일모직과 삼성SDS가 연말을 맞아 상장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3일 재계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과 삼성SDS의 조기 상장을 위한 사전 작업이 동시에 진행중인 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생명·삼성화재 지분 취득절차 진행 등에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가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엿볼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즉 이러한 움직임이 결국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준비운동'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제일모직은 이재용 부회장이 25.10%,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각각 8.37%, 이건희 회장이 3.72%를 보유해 오너가 지분이 45.6%에 이른다.
삼성그룹의 구조는 제일모직을 기점으로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카드→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다.
계열사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곳이 삼성전자인 만큼 삼성전자의 인적 분할이 예상된다. 투자부문(홀딩스)과 사업자회사로 나눈 뒤 홀딩스와 제일모직을 합병하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홀딩스 지분은 최대 8%로 치솟는다.
현재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0.6%에 그치지만 제일모직 지분으로 홀딩스 지분을 확보할 경우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키울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주사를 만들어 그룹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식은 국내 오너가의 관행이나 다름없다"며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인 가운데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가 바닥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향후 3~4개월이 이 부회장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호기인 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