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학교 무상 급식 보조금 집행 실태를 직접 감사하겠다는 경남도 방침에 대해 교육청이 반발하자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감사 거부시 내년도 무상 급식 보조금 예산을 아예 편성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홍 지사는 "경남교육청이 감사를 거부하면 내년도 무상 급식 보조금 예산 편성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경남도와 일선 시·군이 전체 무상 급식비 3분의 2 가량을 교육청에 지원하고 있다"며 "학사 업무를 감사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도민 혈세가 허투루 사용되지 않도록 감사하겠다는데, 이 것을 거부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남교육청이 감사를 거부한다면 앞으로 교육청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무상 급식 보조금을 지원받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고 일선 시·군에도 보조금을 지원하지 말라고 지시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적은 금액의 각종 보조금을 지원하는 민간 단체에 대해서도 감사를 하는데, 하물며 1년에 822억원의 많은 보조금을 학교에 지원하고도 그 돈이 적정하게 사용되는지, 또는 부정하게 사용되는지 감사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도와 일선 시·군이 지원한 무상 급식 보조금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전체 무상 급식비 4540억원 가운데 67.6%인 3067억원(경남도 1268억원, 18개 시·군 1799억원)에 이른다. 올해는 도가 시·군과 합쳐 822억원을 지원했다.
도의 학교 무상 급식 보조금 감사 계획을 교육청이 '월권 행위'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홍 지사는 "월권 행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남도 학교 급식 지원 조례에 '도지사는 지원된 급식 경비가 목적대로 사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지도 감독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홍 지사는 "지도 감독이란 말은 상부 기관이 하부 기관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감사보다 더 엄중하고 포괄적인 용어"라며 "월권 행위라니 어처구니가 없어 용납하지 못하겠다"고 질타했다.
또 "월권 행위의 근거를 대지 못하는 등 합당한 설명이 없으면 경남교육청 감사관은 책임져야 한다"며 "교육감에게 문책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도는 지난 21일 다음달 3일부터 28일까지 3개 감사반 12명을 투입해 도내 9개 시·군의 초등학교(40개), 중학교(30개), 고교(20개) 등 90개 학교를 대상으로 무상 급식비가 제대로 사용됐는지 특정 감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도가 교육감 소속 일선 학교에 대해 감사를 하겠다는 것은 지방행정조직 체계로 볼 때 상식을 벗어난 일로 월권 행위"라고 반발, 감사 철회를 요구했다.
도는 이번 감사에서 ▲식재료 계약의 적정성 및 우수 식재료 사용 여부 ▲특정 업체 '몰아주기식'특혜 행위 ▲식재료 납품에 따른 금품수수 등 비리 행위 ▲급식비 목적 외 사용 여부 등에 대해 중점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