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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금융일반

한은 기준금리 연 2%로 인하 '사상 최저'…올 성장률 3.5%로 하향조정(종합)



한국은행은 15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8월 0.25% 포인트 인하한이후 금리 인하의 효과가 미약하다는 판단에 따라 2개월만에 추가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준금리 2%는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한창이던 지난 2009년 2월부터 17개월간 유지된 사상 최저 금리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금통위를 마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올해와 내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마이너스 GDP 갭 해소 시기가 다소 늦어지는 점 ▲물가 상승 압력이 약할 것으로 보이는 점 ▲경제 주체들의 심리 문제가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가 급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가계부채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현재는 과거와 달리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낮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 총재는 또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8%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4.0%에서 3.9%로 낮췄다"고 밝혔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종전 1.9%에서 1.4%로 낮췄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2.7%에서 2.4%로 수정했다.

그는 "금년과 내년 경제를 다시 전망한 결과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마이너스 국내총생산(GDP) 갭(실질 성장률과 잠재 성장률의 차이)의 해소 시기가 종전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 8월 금리인하 효과 미약했나?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나 인하한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이 최경환 경제팀과 정책 공조를 하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한국 경제를 둘러싼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경기 회복세가 미진하자 기존에 발표한 41조원의 정책자금 패키지 중 연내 집행액을 26조원에서 31조원으로 5조원 이상 늘려 내수 활성화에 나서기로 결정한 바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개월째 1%대를 기록할 만큼, 물가 상승 부담은 크지 않은 점도 고려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는 성장률 전망치를 연이어 하향 조정해야 할 만큼,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데다가 유로존의 경기침체 등 대외 악재도 심각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더욱이 이번 금리 인하는 이 총재의 최근 발언 기조와 다소 맞지않는 결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성장 논리에 밀려 중앙은행 독립성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이 총재는 최근 한은 국정감사 등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듯한 발언을 여러 차례해 눈길을 끌었다.

이 총재는 깜짝 금리 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6개월 후 금리를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면 2∼3개월 전엔 신호을 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총재는 또 국감 때 최 부총리의 '척하면 척' 발언을 둘러싸고 한은의 독립성에 대한 논란이 일자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인사는 발언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면서 최 부총리의 발언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

한편 한은이 두 달 만에 기준금리를 또 인하함에 따라 은행권 예금·대출금리도 줄줄이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시장금리가 계속 하락하면 적정한 조달금리를 운영하기 위해 예·적금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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