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잠행' 40일만에 지팡이를 짚고 공개석상에 등장했다. 지난달 3일 모란봉악단 신작 음악회 관람 이후 처음이다.
김 제1위원장이 왼쪽 손으로 지팡이를 짚고 현지지도하는 사진이 공개돼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제1위원장은 지난 7월8일 김일성 주석 20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처음으로 오른쪽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였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14일 김 제1위원장이 평양에 완공된 과학자 주택단지인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이 집권 이후 최장기간의 잠행을 깨고 건재를 과시한 만큼 그동안 불거졌던 그의 신변이상설도 사그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살림집(주택), 소학교, 초급중학교, 종합진료소, 위성원, 태양열 온실 등 위성과학자주택지구의 여러 곳을 돌아보셨다"고 밝혀 그가 거동에는 큰 불편이 없음을 시사했다.
김 제1위원장은 위성과학자주택지구 조감도 앞에서 해설을 들은 후 살림집들과 공공건물들의 외부를 바라보면서 "정말 멋있다" "희한한 풍경"이라며 만족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날 김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 소식과 함께 게재한 사진에는 그가 간부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웃기도 하는 등 비교적 건강해 보였으며, 예전에 비해 배가 다소 들어가 있는 등 전보다 체중이 줄어든 듯한 모습이었다.
김 제1위원장은 새로 건설된 내각 산하 국가과학원 자연에네르기(에너지)연구소도 방문했으며 국가과학원에 세워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 앞에서 과학자들과 기념사진도 찍었다.
그의 이번 현지지도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태복·최룡해 당 비서,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 김정관 인민무력부 부부장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김 제1위원장이 전격적으로 공개활동을 재개한 것은 건강이상설, 쿠데타설 등 각종 의혹을 불식시키고 최고지도자의 오랜 잠행에 따른 주민들의 동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