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봉'(셀카 촬영 도구)도 필요 없다. 머지 않아 손목에서 '셀카 드론'이 떠오른다.
최근 미국 IT 전문매체 슬래시기어 등은 스마트 워치와 구글 글라스 등이 선점한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시장의 차세대 주자로 셀카 드론을 소개했다. 손목에서 띄워 자유자재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드론이 셀카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초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은 글로벌 프로젝트 '메이크 잇 웨어러블 챌린지'를 시작했다. 총 상금이 100만 달러(약 10억원)에 달하는 기술 경진 대회로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자리다. 몇 차례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얼마전 결선에 진출한 후보가 공개됐다. 이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후보는 손목에 휘감기는 웨어러블 드론 '닉시'였다.
닉시는 프로펠러 4개가 달린 소형 드론으로 카메라와 비디오가 장착돼 있다. 드론의 다리를 손목에 시계 밴드처럼 감아 이동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위해 버튼을 누르면 닉시는 '윙'하는 소리를 내며 공중으로 떠오른다.
상공에서 가벼운 정찰을 마친 닉시는 곧바로 촬영을 시작한다. 친구들과 물살을 가르며 수상 스키를 타고 암벽 등반을 하는 아찔한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다. 삼각대에 사진기를 세워 단체 사진을 찍고 셀카봉을 빙빙 돌리며 영상을 녹화하는 일은 조만간 빛 바랜 추억이 되는 셈이다.
사진 수백 장을 '빛의 속도'로 찍은 셀카 드론은 촬영을 마친 뒤 사용자의 손목 위로 복귀한다. '부메랑' 버튼만 누르면 된다. 사진 촬영과 녹화 등 모든 기능은 무선 리모콘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닉시는 시제품으로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초기 기술의 발전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됐다. 닉시 개발에 참여한 크리스토퍼 코스톨은 "닉시로 전문 다큐멘터리 촬영팀 뺨치는 영상과 생동감 넘치는 사진을 손쉽게 담아낼 수 있다"며 "착용형 기기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뜨거운 만큼 웨어러블 드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올해 약 55억 달러(약 5조8000억원) 규모에서 향후 5년 내 10배 이상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