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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팬택 매각, 부메랑으로 돌아올까



법정관리 중인 팬택이 결국 공개 매각공고를 내고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다음달 초에는 인수 의사를 가진 기업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각에서 우려를 제기한 것처럼 국내 업체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인도나 중국 기업이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팬택이 보유한 스마트폰 기술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팬택은 5000여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기술 기업이다. 삼성·LG 등 대기업 사이에서도 화려한 벤처 신화를 만들어온 데에는 이 기술력이 큰 역할을 했다. 지문 인식, 동작 인식, 메탈 소재 등을 스마트폰에 빠르게 탑재하며 기술만큼은 업계를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팬택이 해외 자본에 매각되면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실제 2004년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투자없이 기술만 빼내간 사건도 있었다.

포화상태로 치닫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인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팬택의 기술을 흡수한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지금도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으며 LG전자는 아직 큰 성과를 얻진 못했다. 팬택의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된다면 결국 부메랑이 돼 국가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것이다.

물론 시장에서 도태될 위기에 처한 기업을 국가나 다른 기업이 책임질 이유는 없다. 그러나 우리 산업계가 겉으로는 '창조 경제'를 외치면서 내실 벤처기업에 얼마나 관심을 가져왔는지 반성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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