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주말 인천에서 금밭을 일군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이 중반으로 돌입한 가운데 27~28일에는 국민 스포츠인 야구 준결승과 결승전을 비롯해 전통적인 효자종목인 양궁과 레슬링, 배드민턴 등이 열린다. 5회 연속 종합 2위와 금메달 90개 이상 획득을 목표로 내세운 한국은 화끈한 메달 레이스를 벌이며 이번 주말을 '골든 위크엔드'로 장식하려 한다.
국민들의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야구 대표팀은 27일 중국과 준결승을 치를 예정이다. 대회 2연패를 향한 첫 고비인 대만전을 콜드게임 승으로 넘긴 한국은 B조 1위를 확정했고, A조 2위가 유력한 중국과 맞붙는다.
준결승 마운드는 이재학(24·NC 다이노스)과 이태양(24·한화 이글스) 두 '영건'이 책임진다. 류중일 감독은 선발 요원 두 명을 연속 등판시켜 긴 이닝을 소화하게 하는 작전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류 감독의 소속팀인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때 사용해 효과를 본 전략이다.
중국 타자들이 낯선 유형의 투수에 부담을 느낀다는 전력 분석 결과에 딸라 사이드암인 이재학을 먼저 내보낸 후 우완 정통파인 이태양을 연이어 투입시킬 계획이다. 중국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도 한국의 사이드암 김병현을 맞아 8타자 연속 삼진을 포함해 6이닝 무득점으로 고전했다.
태국과 대만을 상대로 연속해서 콜드게임 승을 거둘 정도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타자들은 이날 경기에서도 맹공을 퍼부으며 결승전까지 타격감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결승전은 28일 오후 6시30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다.
세계최강 한국 양궁은 27일(컴파운드 남녀 단체·개인)과 28일(리커브 남녀 단체·개인) 각각 4개씩 걸린 금메달을 싹쓸이한다는 목표로 경기에 나선다.
이번 대회는 컴파운드가 정식종목으로 편입된 데다가 리커브 단체전에 세트제가 도입돼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단체전 세트제에서는 화살 총점이 아닌 세트 승점으로 승부를 가려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리커브에서는 아성을 지키고 새롭게 도입된 컴파운드의 최강자 자리도 선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시안게임 양궁은 한국, 중국, 일본, 대만, 인도 등이 세계적인 강호라 올림픽만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남자부 리커브에는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인전 챔피언 오진혁(현대제철)이 선봉에 나선다. 2011년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 김우진(청주시청), 지난해 안탈리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자 이승윤(코오롱)도 가세한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구본찬(안동대)도 우승 출사표를 던졌다.
리커브 여자부에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단체 금메달, 2009년 울산 세계선수권대회 개인·단체 2관왕을 차지한 주현정(현대모비스)이 나선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챔피언 장혜진(LH), 2011년 런던 프레올림픽 개인, 단체 우승자 정다소미(현대백화점), 2005년 마드리드, 2007년 라이프치히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자 이특영(광주광역시청)도 출전한다.
컴파운드는 올림픽, 전국체전 종목이 아니라서 소외된 면이 있었고 국내에 정착한 지도 오래되지 않았다. 활은 다르지만 양궁 강국의 기본기를 지니고 성장한 컴파운드 선수들은 세계무대에서 금세 두각을 드러냈다. 남자부에는 최용희, 민리홍(이상 현대제철), 김종호, 양영호(이상 중원대)가 출전한다. 여자 컴파운드에는 최보민(청주시청), 석지현(현대모비스), 윤소정(울산남구청), 김윤희(하이트진로)가 나선다.
3수 끝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이용대(26·삼성전기)는 남자 단체전 우승의 기쁨을 잊은 채 27일 남자복식에 출전한다. 유연성과 짝을 이룬 이용대는 23일 열린 단체전 결승에서 2번째 주자로 나서 중국의 장난-쉬천을 2-0으로 완파했다.
이용대는 단체전 우승 후 "여러 대회에서 중국에 지면서 2위를 한 적이 많아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다. 인천에서 반드시 이기고 싶었는데, 우승하게 돼 더 뜻깊다"며 "단체전은 끝났으니 오늘의 기쁨은 오늘만 누리겠다. 잘 준비해 개인전의 목표도 이루겠다"고 2관왕 등극에 대한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28년 만에 '노 골드'의 수모를 겪은 한국 레슬링은 인천에서 부활을 다짐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730일 동안 극한의 체력 훈련을 하며 전력을 끌어올렸다.
김현우·류한수(삼성생명), 정지현(울산남구청) 등이 포진한 그레코로만형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왔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자유형에서도 금메달을 노린다. 27일 남자 자유형 57㎏급에 출전하는 윤준식(삼성생명)은 급성장한 기량으로 우승 전망을 밝히고 있다. 그동안 중국과 일본에 밀렸던 여자 레슬링에서도 48㎏급의 이유미(칠곡군청)가 이날 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