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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스타인터뷰]'제보자' 유연석 "스타? 변하지 않는 게 중요하죠"

배우 유연석/한준희(라운드테이블)



'제보자'로 돌아온 배우 유연석

소신 있고 당당한 캐릭터에 매료

롤모델 박해일과의 연기 기억에 남아

"인기는 감사, 변하지 않고 연기할 것"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는 말을 믿을 수 없다면 배우 유연석(30)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된다. '올드보이'의 유지태 아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그는 10년 남짓한 시간 동안 크고 작은 도전을 찾아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넘나들었다. '혜화, 동'의 유약한 청춘, '건축학개론'의 잘 나가는 강남 선배, 그리고 '늑대소년'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의 악역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온 그는 마침내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만나 스타가 될 기회를 거머쥐었다.

다음달 2일 개봉하는 '제보자'(감독 임순례)는 '응답하라 1994'에서와는 또 다른 유연석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지난 2005년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줄기세포 복제 스캔들을 다뤘다. 유연석은 온 국민이 열광하는 복제 줄기세포에 대한 진실을 폭로하는 제보자 심민호를 연기했다. 아픈 딸을 두고 있는 아빠로 불이익이 돌아올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진실을 밝히려는 싸움에 나서는, 유연석이 이전까지 보여준 적 없는 당당한 캐릭터다.

영화 '제보자'/메가박스 플러스엠



"칠봉이로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일부러 이미지를 탈피해야겠다는 강박은 없었어요. 다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한 가지 이미지를 고수하고 싶지도 않았고요. 심민호에게 끌렸던 점은 여러 가지였지만 그 중에서도 소신을 지키기 위해 당당히 맞서 싸우는 모습이 매력적이었어요."

연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맡은 아빠 역할이라는 부담감도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제목처럼 제보자로서의 역할이 중요했던 만큼 아빠 역할에 대한 부담감은 자연스럽게 덜어낼 수 있었다. 심민호를 연기함에 있어서 가장 큰 고민은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진실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 것인가"라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유연석은 최대한 덤덤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사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감정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배우 유연석/한준희(라운드테이블)



이성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심민호가 자신의 제보를 믿지 않으려는 윤민철(박해일)을 향해 자신의 당당함을 호소하는 신은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유연석에게도 이번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아 있는 장면이다. 진실을 밝히겠다는 심민호의 소신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동시에 유연석이 배우로서의 롤 모델로 여겨온 박해일과 가장 격한 감정을 주고받았던 순간이기 때문이다.

"대본 리딩 때부터 그 신이 좋았어요. 박해일 선배님과 호흡을 주고받는 것도 좋았고요. 박해일 선배님이 제가 긴장하지 않도록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셨어요. 그래서 촬영할 때는 선배님을 롤 모델이라는 생각보다 영화에서 맡은 역할 자체로 접근할 수 있었어요."

'응답하라 1994'를 기점으로 유연석은 예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제보자'를 마친 뒤 '은밀한 유혹'과 '상의원'(가제)을 촬영했고 현재는 '그날의 분위기'의 크랭크인을 기다리고 있다. 스릴러·사극·멜로 등 각기 다른 장르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유연석의 또 다른 변신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들이다.

지난 19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tvN '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연석은 "온전히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쉬는 시간이 됐다. 안연석(유연석의 본명)으로 편하게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 모습 자체를 시청자분들이 좋아해줘서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유연석/한준희(라운드테이블)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첫 단독 팬 미팅을 가질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유연석은 "작품 선택 기준과 작품에 임하는 마음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신중해졌다"고 말한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새로운 도전과 변신이다. '응답하라 1994'에 이어 '제보자'를 선택한 것처럼 그는 여전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도전을 찾아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2013년과 2014년은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제게도 의미가 큰 한 해였어요. 조금은 욕심을 내서 쉼 없이 달리기도 했지만 최선을 다한 만큼 후회는 없어요. 배우로서의 위치가 달라졌다고 해서 다른 행보를 이어갈 생각은 없어요. 지난 10년 동안 제가 해온 것이 틀리지 않다고 믿으니까요. 특별한 목표를 갖는 것보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하는 것, 변하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진/한준희(라운드테이블) 디자인/최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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