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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그 땐 왜 몰랐을까요. 엄마의 큰 사랑을~"

딸 임지혜씨(사진 오른쪽)와 엄마 장종선씨의 과거 사진/티몬 제공



◆매트로신문사는 티켓몬스터(대표 신현성)가 운영하는 티몬과 당선자의 협조를 얻어 추석 명절을 맞아 벌인 '명절 그리고 친정엄마' 공모전에 선정된 우수작을 소개합니다. 잔잔한 감동을 주는 사연들을 통해 가족애의 중요성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 마지막으로 임지혜씨의 사연입니다.

엄마는 저의 결혼을 죽자 사자 반대하셨습니다. 저는 엄마의 희망이고 전부여서 쉽게 허락이 안 되었나 봅니다.

무척이나 엄격하시고 늘 제 성적에 집착하셨다고 생각했고, 그럼 엄마랑 무척이나 싸웠지요. 매일 미워했습니다. 죽도록 미웠습니다.

그러다가 엄마는 유방암 3기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오른쪽 가슴을 도려내고 힘든 항암치료도 하게됐습니다. 엄마께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는 가운데서도 저는 저의 뜻대로 결혼을 했습니다. 엄마에 대한 원망은 좀처럼 가시질 않았습니다.

그러다 저도 똑같은 자리에 종양이 생기도 말았습니다. 심각 한 건 아니었지만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그러더군요. 치료 후 엄마와 집으로 가는 동안 엄마의 표정은 무척 어두웠습니다. 모든 게 자기 탓 인양.

저는 괜찮다고 마지못해 예기를 했지만 그 날 따라 엄마의 빈 한쪽 가슴이 눈에 보이더군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결혼 3년만에 아이가 생겼고 산후조리를 할 때였습니다. 엄마의 벗은 모습을 우연찮게 볼 수 있습니다.

엄마께서는 멋쩍듯이 "이거 너가 고등학교 때 하던 속옷이야 기억나니"하고 말씀하시고는 웃으시면서 한쪽 가슴에 수건을 집어넣었습니다. "티 안 나지?" 엄나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옷을 입으셨습니다.

그 때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는 진짜 못난 딸이었구나." "여자로써 잃어버린 그 가슴 감싸줄 예쁜 속옷 하나 사드리질 못했구나."

그런 모습을 보고도 저는 오히려 "속옷 좀 사 입어"라며 엄마께 핀잔을 주고 말았습니다. 안 그러면 눈물이 왈칵 쏟아 질것 같아서…

이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보니 알겠습니다.

난 못 먹어도 자식에겐 맛 있는 걸 먹여 주고 싶고, 난 못 입어도 자신에게 예쁜 옷을 입히고 싶고, 난 이룬 게 없어도 자식만큼은 모든 걸 이루길 늘 기도하신다는 것을.

방긋방긋 웃는 내 아가를 보며 깨닫습니다.

엄마도 웃는 어린 저를 보며 그렇게 생각하셨을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사랑방식이 조금은 달랐을 뿐 나도 엄마의 귀한 보물이라는 걸요.

엄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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