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와 펜싱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초반 한국의 금밭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첫날 동메달만 3개를 따내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던 유도는 대회 이틀째인 21일 금메달 3개를 쏟아냈다. 전날 금메달 2개를 모두 수확한 펜싱은 이틀째에도 2개의 금메달을 싹쓸이 했다.
'투혼의 대명사' 김재범(한국마사회)은 2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유도 81㎏급 결승에서 레바논의 나시프 엘리아스에 지도승을 거뒀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2개 대회 연속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몸의 절반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악조건에서도 투혼을 발휘하며 금메달을 딴 김재범은 유도 역사에 새 기록들을 더해가고 있다. 김재범은 정훈(1990년·1994년), 황희태(2006년·2010년)에 이어 한국 유도 선수로는 세 번째로 2개 대회 연속 우승자가 됐다.
앞서 런던 올림픽 금메달로 유도 그램드슬램(올림픽·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대회·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도 달성했다.
김재범은 계속되는 부상과 더 이상의 목표가 없다는 동기부여 부족으로 이번 아시안게임 성적에 우려를 샀지만 당당히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여자 63㎏급 정다운(25·양주시청)과 70㎏급 김성연(23·광주도시철도공사)은 첫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유도의 차세대 간판으로 존재감을 높였다.
정다운은 결승에서 중국의 양쥔샤를 상대로 경기 시간 4분 동안 승부를 내지 못하고 서든 데스 방식의 골든 스코어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정다운은 접전 끝에 회심의 업어치기가 유효 선언을 받으며 경기를 끝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4강에 진출하며 깜짝 스타로 떠올랐던 정다운은 아시아 정상에 이름을 올렸다.
김성연은 결승에서 일본의 아라이 치즈루를 절반으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땄다. 역대전적 2패로 밀리는 아라이를 상대로 초반부터 강하게 공격을 시도하다가 경기 시작 44초 만에 어깨 메치기 기술로 절반을 따냈다. 김성연은 아라이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 나선 구본길은 세계랭킹 1위의 실력자답게 김정환(31·국민체육진흥공단)을 15-13으로 꺾고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남현희(33·성남시청)에 가려 '만년 2인자'에 머물러 있던 펜싱 여자 플뢰레의 전희숙(30·서울시청)은 마침내 늦깎이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던 준결승에서 남현희를 15-7로 물리쳤고, 결승에서는 리 후이린(중국)에 15-6으로 승리했다.
대회 개막 후 이틀째 경기가 끝난 가운데 한국은 금메달 12개와 은메달 10개, 동메달 9개를 획득해 중국(금12·은9·동11)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이틀 연속 메달 순위 1위를 지켰다. 일본이 금메달 7개로 3위에 올랐고,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따낸 북한은 6위를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