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부터)영화 '명량'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타짜-신의 손'
상반기 부진했던 한국영화가 다시 상승 기류를 탔다. '명량'을 시작으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과 '타짜-신의 손'(이하 '타짜2')까지 이어지는 흥행 릴레이로 한국영화가 모처럼 웃음을 짓고 있다. 올 연말까지 마련된 라인업도 여느 해보다 풍성해 한국영화의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 '명량' 선전 '해적' '타짜2' 기세 이어가
올해 한국영화의 상반기 관객 점유율은 43.0%로 5년 만의 최저치였다. 침체의 늪에 빠져 들던 한국영화는 지난 7월 30일 개봉한 '명량'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내세운 '명량'은 개봉과 동시에 흥행 신기록 행진을 이어왔다.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 기록을 시작으로 역대 최고 평일 스코어, 역대 최고 일일 스코어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유례 없는 흥행 속도로 개봉 12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18일째인 지난달 16일에는 '아바타'를 제치고 역대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한국영화 사상 최고 매출액을 기록하며 명실상부 최고의 흥행작이 됐다. 9일 기준 누적 관객수 1734만 관객을 기록하고 있다.
'명량'을 기점으로 관객들의 관심은 다시 한국영화로 집중됐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과 '타짜-신의 손'이 이를 이어 받았다.
'해적'은 당초 여름 대작들 중 최약체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난달 6일 개봉 이후 '명량'과 함께 쌍끌이 흥행을 이끌었다. 개봉 16일째인 지난달 22일에는 박스오피스 정상에 등극하는 뒷심을 발휘했다. 가족 관객을 겨냥한 코미디 영화라는 점에서 추석 연휴 동안 일일 관객 수가 오히려 증가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10일 오전 9시에는 누적 관객수 800만을 돌파했다.
'타짜2'의 기세도 무섭다. 지난 3일 개봉한 '타짜2'는 첫 날 20만1164명의 관객 기록으로 올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추석 연휴 기간에도 박스오피스 정상을 굳건히 지키며 개봉 7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최단 기간 200만 돌파 기록이자 전작 '타짜'보다 하루 빠른 속도다.
'명량' '해적' '타짜2'의 흥행에 힘입어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9일 기준 52.0%까지 상승했다.
(상단 오른쪽부터)영화 '슬로우 비디오' '마담 뺑덕'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맨홀'
◆ 다양한 장르·스타 작품 개봉 준비 중
한국영화의 상승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여느 해보다 풍성한 라인업이 올 연말까지 예정돼 있다.
오는 10월에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극장가를 찾는다. 코미디 영화 '슬로우 비디오'는 300만 관객을 동원한 '헬로우 고스트'의 김영탁 감독과 차태현이 재회한 작품이다. 정우성은 '심청전'을 모티브로 삼은 치정 멜로 '마담 뺑덕'으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신민아·조정석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정경호·정유미·김새론 주연의 스릴러 '맨홀', 줄기세포 스캔들을 다룬 실화 바탕의 드라마 '제보자'도 개봉 예정이다.
스타 배우들의 활약도 한국영화 상승세에 힘을 싣는다. 설경구와 박해일이 처음으로 만난 '나의 독재자'는 올 가을 중 개봉을 확정했으며, 이병헌·전도연·김고은 주연의 무협 액션 '협녀: 칼의 기억'도 현재 후반 작업 중이다.
김윤석·정우·한효주·김희애 주연의 '쎄시봉', 이정재·신하균의 액션영화 '빅매치', 황정민·김윤진 주연의 '국제시장' 등도 하반기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김우빈·이현우의 '기술자들', 주원·설리·안재현·박성오 등이 함께 한 '패션왕' 등 청춘스타들을 내세운 작품들도 하반기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