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비정상회담' 출연진. (왼쪽부터) 에네스, 샘, 로빈, 타쿠야. /JTBC
다양한 시도·새로운 스타 발굴 '발전없는' 지상파와 정반대 행보
전 프로게이머 홍진호, 가나 청년 샘 오취리, 영화평론가 허지웅.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케이블·종편(종합편성채널)이 낳은 예능 스타라는 것이다.
'마녀사냥' '썰전' 등을 통해 비지상파 예능 강자로 군림한 JTBC는 최근 '비정상회담' '유자식 상팔자' '님과 함께' 등 평일 밤 예능을 연이어 성공시킨 후 '보스와의 동침'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히든싱어3'로 주말 오후 시간대 공략에 나섰다.
JTBC '비정상회담' 공식포스터. /JTBC
'비정상회담'은 첫 방송 당시 '미녀들의 수다' 남성판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방송 8회만에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6위(한국 갤럽이 8월 19~21일동안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2명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올랐다. 이는 MBC '진짜 사나이', KBS2 '개그콘서트'(공동 7위), MBC '아빠! 어디가?'(10위) 등의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보다 높은 순위다.
JTBC가 현재 방송 중인 일부 프로그램은 앞서 지상파에서 먼저 시도했던 것들과 유사하다. 하지만 한 단계 발전시킴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한다.
'비정상회담'은 한국인 게스트의 고민을 두고 11개국 외국인 패널들의 다양하고 진지한 의견을 나눈다는 점에서 '미수다'보다 한 단계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히든싱어' 역시 MBC '나는 가수다', KBS2 '불후의 명곡'과 마찬가지로 노래를 소재로 삼은 예능이지만 가수 한 명과 모창 능력이 뛰어난 일반인들이 등장한다는 점이 다르다.
케이블·종편이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엔 성역 없는 캐스팅도 있었다. 지상파 예능이 정상급 MC와 인기 스타 캐스팅에 집중할 때 케이블·종편은 비방송인이나 외국인 등에 눈을 돌렸다.
홍진호는 tvN '더 지니어스'를 통해 프로게이머에서 방송인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훈남' 이미지가 강했던 가수 존박은 엠넷 '방송의 적'을 통해 냉면을 사랑하는 남자라는 다소 우스꽝스럽지만 친근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얻었다. '비정상회담'의 출연진인 샘 오취리·에네스 카야·로빈 데이아나 등의 인기는 샘 해밍턴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다.
지상파 예능이 서로 베끼기, 자기 복제, 편성 시간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사이 케이블·종편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예능가 유행을 이끌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