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코카콜라 미닛메이드의 '5얼라이브', 한국야쿠르트의 '세븐 허니', 하이트진로의 '제로 0.00'
수많은 상품들이 혼재하는 현대 사회에서 자사의 제품을 고객들에게 알리기 위한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은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하고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속출하면서 그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이런 가운데 숫자를 통해 브랜드와 상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뉴메릭 마케팅'이 유통업계의 꾸준한 마케팅 활용 기법으로 사랑 받고 있다.
과거 9900원이나 1만원 할인 등을 내걸어 불황 속에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뉴메릭 마케팅 기법이 최근엔 제품 전면에 숫자를 내건 '네이밍 마케팅'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원재료의 가짓수나 특징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이름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연도 마케팅도 브랜드의 히스토리를 알릴 수 있는 측면에서 기업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제품 성분 알려주는 '숫자 네이밍'
코카콜라사의 주스 음료 브랜드 '미닛메이드'는 뿌리채소 당근과 4가지 과일을 조화롭게 블렌딩하여 맛과 영양을 챙길 수 있는 신제품 '미닛메이드 5얼라이브(5 alive)'를 출시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신제품은 5가지의 신선한 원재료를 활용해 만들어진 과채 음료로 뿌리채소 당근과 4가지 과일의 만남을 이름을 통해 알리고 있다.
외식 업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 피자헛은 신제품의 특징을 위트 있게 표현한 '치즈5페라'로 인기를 끌고 있다. 5가지의 치즈가 자아내는 맛의 하모니를 오페라에 비유해 '5페라'라는 네이밍을 붙였다.
한국야쿠르트는 7가지 유산균이 들어간 '야쿠르트 세븐'을 통해 네이밍 마케팅을 시도했으며 샘표식품의 '샘표 양조간장 501S'는 단백질 함량이 1.5%라는 것을 의미하기 위해 숫자를 활용했다.
반면에 '코카콜라 제로'는 칼로리뿐 아니라 탄수화물·당·단백질·지방·콜레스테롤이 함유되어 있지 않음을 숫자 '제로'로 함축해 보여주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의 '하이트 제로'는 맥주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려주면서 알코올은 0%인 맥주이다.
피자헛의 '치즈5페라', GS수퍼마켓의 '1974 떡갈비'
◆호기심 자극 '숫자 네이밍'
'63와우크림'은 상하목장에서 이미 네이밍 마케팅으로 큰 효과를 봤던 63도 저온살균우유만을 사용해 아이스크림을 만든다는 의미로 63을 그대로 제품명으로 가져왔다. 아이스크림 업계에 100% 우유 아이스크림이 평준화되어 있다면 '63와우크림'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에 어울리는 프리미엄 우유만을 사용하겠다는 취지다.
국내 숙취해소음료인 '여명 808'은 총 807번의 실험을 거쳐 808번째에 최종 제품이 탄생되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중외제약의 '4PM'은 나른해지고 집중력이 저하되는 오후 4시에 뇌세포의 유일한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공급해 지친 몸과 정신을 깨워준다는 의미르 담고 있다.
◆제품의 역사 담은 '기원 네이밍'
최근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수퍼마켓은 국내산 육류만으로 맛을 낸 PB상품 '1974 떡갈비'를 최근 출시하고 대표 PB브랜드인 '1974'라인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기존의 '1974우유' '1974물만두' '1974교자만두'에 이어 1974의 또 다른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브랜드 네이밍에 있는 1974는 GS슈퍼 1호점 첫 창립 연도를 가리킨다. '1974'의 숫자 속에는 그 당시 초심을 가지고 고객을 대하던 마음 그대로를 담아 저렴하지만 품질 좋은 PB 제품을 선물하겠다는 업계의 다짐이 담겨져 있다.
맥도날드의 '1955버거'는 맥도날드가 1955년 당시 판매했던 버거의 레시피를 그대로 현재에 재현해 낸 메뉴이다.
미국의 캐주얼 의류 브랜드 '아베크롬비'는 대부분의 옷에서 1892라는 숫자를 새기고 있는데 이는 창업자 데이비드 T 아베크롬비가 '상의를 탈의한 젊은 남성'을 모델로 옷을 만들기 시작하던 1892년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