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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한 번만 제대로 생각하면 될 일



P씨는 매일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출·퇴근한다. 2주 전 출근길에 내비게이션으로 수신된 경고 메시지를 확인했다. 강우와 강풍에 대한 알림을 인지했지만 해당 지역이 충남과 제주라는 사실에 무심히 넘겼다. 며칠 전 출근길에는 서울 진입이 불가능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강우로 침수된 고속도로를 달렸다. 빽빽하게 정체된 도로에서 대체 비바람이 어느 정도일까, 언제까지일까 궁금했지만 내비게이션의 재난 정보 배달은 없었다. 그때 기억이 났다. 자신과 상관없는 지역의 알림은 세 번이나 왔던 것, 그리고 그 메시지를 확인하느라 고속 주행 중에 차선을 넘을 뻔했었던 장면이 있었다는 것을.

L씨는 업무 차 남산터널을 지났다. 요금소를 지나 차선을 변경하려다 핸드폰 문자 알림에 반사적으로 속도를 줄였다. 옆 차량이 차선을 변경하려다 놀라 급정거하는 소리를 들었고, 자신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아찔했지만 다행히 사고는 없었다. 퇴근길에는 김포로 향하는 강변북로에 올랐다. 늦은 시간이라 비교적 여유 있는 주행을 했다. 피로에 넋을 놓고 운전하다 또 하나의 문자를 받았다. 누구에게 온 걸까 궁금해 하다가 핸드폰을 열었고, 그 순간 자신의 앞으로 끼어드는 차량을 뒤늦게 발견했다. 놀라서 핸들을 꺾느라 핸드폰은 떨어뜨렸지만 간발의 차로 추돌을 면할 수 있었다. L씨가 받았던 두 개의 문자는 모두 요일제 차량 운행 위반에 대한 경고와 벌칙 안내였다.

M씨는 인터넷 홈페이지로 해소되지 않는 통신업무가 있어 전화 상담을 시도했다. 콜센터로 표기된 번호로 전화를 했고, 자동응답을 들었다. 두 번이나 들었지만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에 대한 안내는 없었고, 그 과정에서 상담원과의 직접 연결은 불가능했다. 할 수 없이 연관성이 있다고 짐작되는 안내 번호를 눌렀고, 또다시 자동응답을 들었다. 이번에도 자신에게 꼭 맞는 안내가 없어 상담원과의 연결을 선택했다. 간단한 사용자 확인 절차가 진행됐고, 상담 내용이 녹음된다는 등의 추가 안내를 받았다. 그리고 상담원 연결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받았지만 결과는 사용자가 많아서 연결이 지연된다는 또 다른 통보와 함께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다양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는 응답기의 친절뿐이었다.

제공자의 입장이 아니라 제공받는 자의 입장에서 만들어지는 서비스는 이상향에 불과한 것일까. 유용한 기술을 이용해 인간을 만족시키는 방법이 현명하게 계획되기가 그토록 어려운 것일까. 두 번, 세 번 생각하고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한 번만 제대로 생각하면 될 일이다. 그 한 번이 긍정의 나비효과를 가져올 수도, 치명적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다. 우리 모두는 그럴 수 있는 존재다.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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