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세계에 불어 닥친 '얼음물 뒤집어쓰기' 열풍에 '찬물'을 끼얹었다. 동참대신 성금 내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보스턴헤럴드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루게릭병 환자 돕기 기금 모금 운동인 '얼음물 샤워'(Ice Bucket Challenge) 참여를 사양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지목을 받더라도 얼음물을 뒤집어쓰지는 않겠다는 뜻을 이미 밝힌 바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실제 유명 가수 저스틴 비버와 케네디 가문의 맏어른 격인 에델 케네디(86)가 지목하자 얼음물 샤워 대신 '적당한 금액'의 성금만 냈다.
이는 미국 연방 정부의 방침과 보조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연방 하원은 이에 앞서 소속 공무원과 외교관, 군인, 하원의원 등에 공직자의 민간 자선기금 모금 행사 참여는 '선호와 편애'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행사 참가를 금지한다고 알렸다.
게다가 이 행사에 대한 역풍도 감안했다는 분석이다.
가톨릭 신시내티 대교구는 루게릭병 치료에 가톨릭이 교리상 반대하는 배아줄기세포가 사용된다는 이유로 관할 113개 학교 학생들에게 행사 참여 중단을 요청했다.
또 이날 켄터키주 캠벨스빌대에서 소방관 4명이 학생들이 참가한 '얼음물 뒤집어쓰기' 현장 정리를 하다 감전돼 2명이 중태에 빠지는 사고까지 일어났다.
하지만 언론의 반응은 차갑다.
AP 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찬물 샤워 운동에 진짜 찬물을 끼얹었다'는 제목을 붙였고, 보스턴헤럴드는 '오바마 대통령이 찬물 샤워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보도했다.
'얼음물 뒤집어쓰기'는 한 사람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이벤트를 벌인 뒤 3명을 지목하면 24시간 이내에 3명도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루게릭병 환자 돕기 성금 100달러를 내야 한다.
대개 지목된 사람은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다. 지금까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미국 차기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크리스 크리스티(공화당) 뉴저지 주지사,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 등이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인증 동영상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