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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달걀로 바위를 깨뜨리는 기적



ALS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흥미롭다. 지난 주 페이스북 CEO인 마크 주크버그는 MS의 빌 게이츠에게 영상을 전달했다. 빌 게이츠는 영상의 메세지를 이해했고, 자신이 직접 제작한 기구를 이용해 얼음물을 뒤집어 썼다. 그리고 ALS협회에 기부금을 냈다. 이 영상은 그의 페이스북에 올려졌고, 또 다른 동지들의 동참을 이끌었다.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ALS를 돕기 위한 이 행위의 반향은 사소한 시작이었으나 상상을 초월하는 인물들마저 발을 빼지 못하게 하는 유쾌하고 진정성 있는 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영화 명량이 국내 흥행기록을 갱신했다. 개봉 18일 만에 종전 관람객 1362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이젠 '꿈의 1500만 명'이란 영화계의 염원을 이뤄줄 '불후의 명작'이 될 거란 기대를 받고 있다. 명량은 1597년 정유재란 때 조선의 수군이 명량에서 일본 수군을 쳐부순 싸움을 다뤘다. 명량대첩으로 통칭되는 이 전투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역사다. 이순신은 세종대왕과 함께 한국 역사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영화는 이순신의 영웅적 모습에 집착하지 않았다. 장수로, 신하로, 아버지로, 국민으로 지난하게 살고 있는 한 인간의 삶을 진솔하게 전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출 직후부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슬람 교도들에 대한 세족식이 그랬고, 동성애자에 대한 입장표명이 그랬고, 외유를 위한 여권 발급이 그랬다. 교황으로서 직위를 최소한으로도 누리지 않고, 끊임없이 권위를 덜어냈다. 종교의 지도자로서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지구라는 생명체 안의 하나의 존재로서 언행을 표출했다. 그럴 수록 그를 향한 세인의 지지는 급증했다.

이 시대의 사람과 사회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망설이지 않는다. 이 책임감은 과거 민주화 운동이나 노동 운동에서 나타났던 것과는 판이하다. 콘텐츠화 되고, 미디어에 편승하고, 압박없는 공감을 끌어 내는 건강한 유머가 있기 때문이다. ALS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그 제목에서부터 참가자에게 '척'이 아닌 기꺼운 진심을 요구하고 있다. 이 운동에 참가했던 사람들의 영상을 보면 묵직한 인류애가 느껴진다. 명량을 보고 나온 관객들의 표정에는 뱃속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쳐 오른 자부심이 묻어난다. 교황의 말 한 마디는 울림이다.

능동적으로 보여주는, 과장 없고 겸손하게 드러내는 말과 행동은 '달걀로 바위를 깨뜨리는 기적'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 기적이 필요하다. 세월호에도, 싱크홀에도, 국회에도.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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