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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신의 한 수는 새옹지마



월드컵 4강이 확정됐다. 대회 초반에는 남미의 강세와 함께 이변이 속출하기도 했지만 이제 2014년 FIFA 월드컵을 거머쥘 국가는 브라질·독일·아르헨티나·네덜란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들에 대한 축구 관계자들과 팬들의 입장은 '4강에 갈 국가들만 남았다'이다. 오늘이라는 현실에서 이변은 아련한 추억에 불과한 셈이다.

패션업계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과거 위기 때마다 보란 듯이 시장을 주도하며 달음질쳤던 브랜드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큰 덩치를 숨 돌릴 틈 없이 복제해 냈던 유통점은 무릎 관절 약화로 주저앉아 쉬는 초식 공룡이 된 듯하다. 온라인에서 성장세를 보였던 기업들은 오프라인 시장을 포함한 산업 전반의 흥망성쇠에는 관심이 없다. 상품기획의 시즌이 사라졌고, 기본을 보장하는 유통이 스러졌다. '살아남을 브랜드'로 손꼽히는 주체가 없다는 점은 서글프다.

영화 '신의 한 수'에서 주님(안성기 역)은 "이 세상이 고수에게는 놀이터요, 하수에게는 생지옥 아닌가"라며 초탈한 미소를 보였다. 또 "망가진 삶을 역전시킬 수 있는, 우리 인생에서도 신의 한 수가 있을까"라며 의미심장한 낯빛을 드러냈다. 고수란 어떤 상태의 사람을 지칭하는 걸까. 신의 한 수란 어떤 결정이나 행동을 의미하는 것일까. 영화는 세상에 고수는 없고, 신의 한 수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욕심이고, 망상에 불과하다고.

영원한 기업은 없다고 말하지만 한편에서 100년 기업을 칭송한다. 패션시장의 상태가 어떻든 하루하루 매출과 이익률을 늘리는 브랜드. 디자인이든, 유통방식이든, 컬러나 소재든 상관없이 마치 시장이 그렇게 될 줄 알았다는 듯 거대한 몸집으로도 일순간에 방향 전환을 하는 브랜드. 문득 이들이 시장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아닐까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이들의 능력은 포석에 있다. 사활의 순간을 맞이하게 될 때 살아남기 위해 한 수를 던져야 할 곳을 미리 고민하는 치밀한 계획을 할 뿐이다.

신의 한 수는 새옹지마로 읽힌다. 그나마 남아 있는 생존확률을 갉아먹는 것에 불과하니. 포석을 위한 돌을 두기에 늦었다고 말하지 말자. 패착은 피해야 하니.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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