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브라질 월드컵을 맞아 브라질을 찾는 고객에게 초고속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SKT 제공
월드컵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월드컵은 올림픽 못지않은 경제적 가치를 지닌 세계적인 축제다. FIFA 회원국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및 국제연합(UN)보다 많은 209개 국에 달한다. 실제 지난 '2002 한일월드컵' 공식파트너였던 KT는 400억원 정도를 투자해 100배가 넘는 5조원 이상의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의 경우 FIFA의 공식 파트너 6개사와 스폰서 8개사가 제휴해 쏟아부은 마케팅 비용만 20조원에 달했다. 공식 후원사가 아닌 다국적 기업도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80조원 가량의 비용을 썼다. 월드컵 마케팅 시장 규모만 무려 100조원을 넘어선다.
▲현대·기아차, 최대 수혜자 될까
국내 기업 중 '2014 브라질 월드컵'의 공식 파트너는 현대·기아차가 유일하다. 벌써부터 월드컵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10% 상승해 65억 달러(6조2200여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달성한 현대자동차는 독일 월드컵에서도 10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96억 달러(9조4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은 바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계약에 따라 공식 행사에서 현대·기아차의 차량만 사용된다. 출전 선수단의 경기장 이동이나 요셉 제프 블래터 FIFA 회장 등 VIP들이 월드컵 행사에 참가할 때 현대·기아차의 차량만을 이용해야 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부터 세계 56개국에서 '월드컵 시승회'를 여는 등 주요 판매 거점을 중심으로 월드컵을 활용한 각종 전시회와 이벤트를 마련해 브랜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브라질 월드컵 홍보대사로 선정된 스페인의 이케르 카시야스 선수와 브라질의 히카르도 카카, 오스카 선수를 광고와 온라인 프로모션 등에 등장시킬 계획이다.
공식 후원사는 아니지만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본 삼성전자도 이번 월드컵을 제대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7일(현지시간) 브라질 축구박물관에 65인치형 커브드 UHD TV 5대를 곡면 형태로 연결한 원형극장 형태의 '커브드 UHD 콜로세움 쇼케이스'를 전시했다.
브라질 상파울루 시립 경기장에 위치한 축구박물관은 브라질의 축구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사진, 영상, 소품 등이 전시된 브라질 관광 명소 중 하나로 이번 6~7월 2달간 15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올해 브라질에 출시되는 TV에 실제 축구경기장에서 보는 듯한 화면 색감과 사운드를 최적화해주는 '사커모드'와 '사커패널' 등 특화 기능을 탑재했다. 특히 '사커패널'은 ESPN과 협력해 사용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선택하면 최신 주요 경기, 경기결과, 경기일정표 등 개인에게 맞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벌써부터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통신·유통업계, 내수경기 활성화 지렛대 활용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효과를 확인한 통신업계도 '2014'브라질 월드컵과 접점을 마련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브라질 최대 이동통신사업자 VIVO와 협력해 브라질에서 롱텀 에볼루션(LTE) 로밍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힘내라 Korea! T로밍 쌈박 페스티벌' 이벤트를 마련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사인 KT는 축구 국가대표 A매치 전 경기 1등석 티켓 등 다양한 경품으로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박지성 선수를 모델로 기용해 마케팅에 나섰다. 지난 5일 전파를 탄 LG유플러스 광고에는 U+LTE8 전속모델인 빅뱅의 지드래곤과 함께 박지성 선수가 출연했다.
유통업계도 4년에 찾아 온 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침체된 내수경기를 이번 월드컵 기간동안 올린다는 복안이다.
온·오프라인 미켓을 막론하고 월드컵 관련 용품 할인 및 덤 증정 이벤트와 함께 응원도구 판매, 맥주와 안주류 할인 판매 등 이벤트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홈플러스는 매장 직원의 유니폼을 붉은악마 공식 티셔츠로 교체하고, 11일까지 전국 매장에서 붉은악마 공식티셔츠(1만7900원) 2+1 행사를 열고 있다.
롯데슈퍼는 국가대표팀이 16강 진출시 16명에게 160만원, 8강 진출시 8명에게 800만원 등 총 1억원 경품을 내걸고 흥행몰이에 나섰다.
최대 대목을 맞은 주류업계도 분주하다. 공식스폰서인 버드와이저는 '버드 걸 바 어택(Bud Girl Bar Attack)' 행사와 신촌·가로수길 등에서 도심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공식 맥주인 오비맥주의 카스는 별도의 TV CF를 제작했다.
1978년부터 월드컵 공식후원사로 활동한 코카콜라와 1994년 미국 월드컵부터 후원사로 참여한 맥도날드 등 글로벌 식·음료업계도 다양한 홍보전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