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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말 안 듣는 소비자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앱 중 하나는 '해외배송가이드'다. 이는 해외 쇼핑을 할 경우 주문상품이 자신의 손에 들어오기까지의 전 과정을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뿐만 아니라 해외쇼핑몰의 각종 할인정보와 할인코드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관세, 고시환율, 통관진행 절차, 항공조회 등 해외구매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해 주니 소비자 만족도는 매우 높다. 국내 시장에 유통되는 상품을 소 닭 보듯 하는 소비자 덕분이다.

브라이언 케발로(Brian Ceballo)는 평범한 청년이다. 이 청년은 2주 동안 뉴욕 애플 매장 앞에서 대기하며 아이폰5S의 첫 번째 구매자가 됐을 뿐이다. 이 장면은 세계의 뉴스 채널에 방영됐고 아이폰5S에 대한 증권가와 미디어들의 부정적 견해에도 불구하고 제품의 인기를 여실히 보여준 증거가 됐다. 뉴발란스가 내놓은 벚꽃을 컨셉으로 한 운동화 '999 체리블라섬'의 판매 개시 때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Olive TV에서 방영 중인 '맛있는 19'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19가지 신개념 푸드를 소개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음식을 보면 상식과는 다른 오묘한 조합의 조리가 기본(?)이다. 식제품를 제공받는 대로 소비하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자신의 입맛에 맞도록 맛을 모디파이(Modify)하고 이것을 새로운 레시피로 공유하는 유행을 잘 살린 듯 하다. 그 본격적 시작이 '짜파구리'라는 주장도 있다.

소비자의 이런 행동을 '미친 7살'이라고 부른다. 부모의 말을 무작정 거부하고 안 듣는 7살의 아이처럼 기업이나 유통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 솔루션을 무작정 거부하고 자신만의 해석과 방법으로 소화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 개개인이 그럴 능력이 있다는 점이고, 그럴 만하다는 것이다. 획일화된 것에 대한 염증, 자신만의 것에 대한 확신, 가치에 대한 절대적 기준에 의한 행위라고 보면 된다.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공급자가 게으르다는 얘기도 된다.

말 안 듣는 소비자 전성시대다. 말 안 듣는 아이를 어떻게 달랠까? 이제 생산자는 부모의 마음으로 소비자를 대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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