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신의 직장'이라 부르는 대학 교직원을 그만 두고 이 곳에 지원했습니다. 강연으로 사람들에게 꿈을 선사하는 곳에서 근무하고 싶습니다"
"'똘끼' 충만한 동료를 원한다고 들었습니다. 노홍철보다 활력 넘치고 참신한 돌아이 기질로 삭막한 현대인들에게 뜨거운 열정을 불어넣겠습니다"
마이크임팩트 한동헌 대표의 모습. /손진영기자 son@
강연 문화 기업 '마이크임팩트'의 채용 오디션이 열리는 강당. 면접자들의 7분 PT가 한창이었다.
임직원 50여 명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면접 평가에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동헌 대표(33)는 "한사람을 뽑더라도 모든 직원의 의견을 듣는다"면서 "지원자 인생의 소중한 시기를 직장에서 보내는만큼 대표로서 더욱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마이크임팩트 채용 오디션에 참가한 지원자가 임직원 앞에서 7분 PT를 하고 있다. /장윤희기자 son@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를 주제로 탄생한 마이크임팩트는 창업 4년만에 1700회가 넘는 강연을 진행하며 110만명이 넘는 청중과 호흡했다. 김동성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는 마이크임팩트 소속 강연자로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작가 알랭 드 보통, 세계적 석학 제레미 레프킨도 마이크임팩트 무대에 섰다. IT와 뷰티 등 단기 강좌인 '마이크임팩트 스쿨'은 자기계발에 관심많은 직장인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한 대표는 "강연 듣는 것을 좋아해서 대학 시절 수업 빼먹고 명사 강연을 들으러 다녔다"면서 "책과 달리 사람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 좋았는데 나같은 사람이 많더라"고 말했다. 또 "현대인들의 정신적 빈곤이 커지면서 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신적 허기를 채우려는 현상이 늘고 있다"면서 "대부분 '강연을 듣자'에서 시작해 '좋은 강연이면 돈 내고라도 듣자'에 이어 '나도 강연을 하고 싶다'란 꿈을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임팩트 사무실 층별 계단마다 개성있는 문구가 붙어 있다. 문구는 임직원의 아이디어로 선정된다. /손진영기자 son@
그는 대학 졸업 후 보스턴 컨설팅 그룹 한국 지사에 들어갔다. 모두들 선망하는 회사였지만 강연에 대한 허기까지 채울 수는 없었다. 그는 회사원 신분으로 일회성 강연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김제동, 장기하 등 11명의 연사를 초청한 토크 콘서트는 대성공이었다.
한 대표는 "수익면에서는 마이너스였지만 사람들의 큰 호응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강연에 대해 관심이 있음을 확신했다"고 밝혔다. 이어 "직장인이라 강연 프로젝트는 일회성으로 하려 했지만 여기저기서 비즈니스 업무 요청이 왔다"면서 "이것이 바로 비전과 콘텐츠의 힘인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직장 생활 3년만에 사표를 내고 2010년 마이크임팩트를 차렸다. 한 대표의 이야기를 접한 독지가가 자신이 소유한 종로 보신각 옆 건물의 한층을 1년간 무상 임대 해주겠다고 나서 마이크임팩트는 종각역 역세권에 번듯한 사무실도 갖게 됐다.
마이크임팩트의 옥상. 이곳에서 각종 강연이 열리거나 임직원 소통의 시간이 열린다. /손진영기자 son@
한 대표는 "12층 50평대에서 시작한 마이크임팩트는 현재 11층,12층,13층,옥상까지 사용하는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했다"면서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을 하면 돈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마이크임팩트는 15일 세종대학교에서 열리는 지식 컨퍼런스를 준비 중이다. 역대 강연들의 디지털 콘텐츠 작업과 강남 지점 추가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한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점점 나답게 변해가는 모습을 느낀다"면서 "강연 문화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가 되도록 정착시키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