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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전기/전자

[르포]60살 맞은 행성전자…전장사업등 신사업 거점 베트남공장을 가다

64년 창립…베트남 하이퐁엔 2015년 진출, 본격 가동

 

IVI SMT, PCBA, 하네스등 생산…전체 매출의 20% 담당

 

최 법인장 "검사 공정 14개 중 50%가 자동화…DX 전환"

 

1300명 넘는 베트남 직원위해 '정감관리'등 노무 최선

 

행성전자의 베트남 하이퐁 공장 생산 라인 전경. /사진=김승호 기자

【하이퐁(베트남)=김승호 기자】'Không gì là không thể! Hãy tìm cách để làm.'(안되는 이유보다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자!)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버스를 타고 동쪽으로 2시간 가까이 달리면 만나는 도시 하이퐁. 베트남의 다섯개 중앙직할시 가운데 하나인 하이퐁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자리를 잡고 있어 'LG의 도시'로도 불린다. 하이퐁에는 이들 LG 계열사에 부품, 제품 등을 공급하는 협력사를 비롯해 한국의 중견·중소기업 183개사가 3개 공단에 걸쳐 밀집해 있다.

 

하이퐁 곳곳에 한국어로 된 음식점 간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도 모두 이들 'K-기업' 때문이다.

 

1964년 설립해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행성전자. 베트남행성(HAENGSUNG ELECTRONICS VIETNAM)도 2015년부터 하이퐁에 터를 잡고 가동을 시작했다.

 

"베트남공장은 한국(8개 공장), 중국(5개 공장), 멕시코,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있는 행성전자의 글로벌 17개 공장중 한 곳으로 지난해 약 17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는 행성전자 전체 매출의 약 20% 수준이다."

 

지난 22일 행성전자 베트남공장에서 만난 최수헌 법인장의 설명이다. 최 법인장은 전장사업본부장도 겸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공장에선 자동차 통신모듈용 IVI SMT, 세탁기나 냉장고 등에 들어가는 PCBA,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Display SMT, 그리고 Harness 등을 제조하고 있다. IVI SMT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럽의 자동차브랜드 완성차에 들어간다.

 

행성전자 베트남법인 최수헌 법인장이 하이퐁 공장에서 회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사진=김승호 기자

최 법인장은 "독일의 한 자동차 브랜드는 전차종에 우리가 제조하는 부품을 장착한다. 전체 매출 중 가전이 높긴 하지만 2016년부터 전장 및 배터리 부문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신사업도 추가로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행성베트남은 30억원 가량을 투자해 완성한 무인화와 '정감관리'에 집중한 노무정책으로 모범이 되고 있는 곳이다. 특히 무인화 프로세스는 거래처인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월드 베스트'로 인정하기도 했다.

 

실제 4G, 5G 통신모듈용 IVI SMT를 제조하는 6개 생산라인이 있는 2층의 경우 14개 검사공정의 50% 가량을 무인화했다.

 

이 라인은 부품을 공급받는 자동차 회사가 한 달에 두 세차례 점검을 올 정도로 적지 않은 신경을 쓰고 있는 곳이다.

 

IVI SMT는 가로, 세로 3㎝ 정도 크기에 약 700개 부품이 밀집해있다. 그만큼 제조, 검사에 신중을 기해야한다.

 

최 법인장은 "검사에는 직조로봇, 관절로봇을 배치해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다.광학검사 단계에는 인공지능(AI)을 접목해 DX(디지털전환) 단계로 가고 있다. 1개 라인에 기존엔 10명의 작업자가 필요했지만 이젠 2명이면 충분하다. 불량률도 100만개 중 1개 정도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2년전 시작한 하이퐁공장의 자동화, 무인화 전환 작업은 올해면 마무리된다.

 

하이퐁공장의 창고는 자재 입고, 관리, 이송, 라벨 부착 등을 대부분 자동화했다. /사진=김승호 기자

창고 자동화도 작업자의 실수를 줄이고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생산라인과 바로 붙어 있는 창고는 자재나 부품의 입고, 관리, 이송, 라벨 부착 등이 대부분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다.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부품은 명령만 내리면 '○라인, ○번째'로 자동으로 옮겨진다.

 

자재 수급→생산→검사를 상당부분 자동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통해 라인별 생산성이 25% 정도 향상됐다.

 

이와 함께 행성베트남은 최근 4년간 팀장급 이상이 단 한 명도 퇴사하지 않을 정도로 노무관리에서도 모범이 되고 있다.

 

"1년에 한 번씩 야외에서 단합대회를 한다. 팀장급 이상은 워크샵을 통해 회사의 경영 비전을 공유한다. 주재원들이 현지 직원들의 가정도 방문해 교감한다. 올해 여름 태풍 '야기'로 피해를 입은 직원들을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소위 '정감관리'를 통해 소통과 화합에 주력하고 있다. 하이퐁에 들어온 중국 공장들이 인력을 빼앗아가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이런 관리를 통해 유출을 막고 있다. 이와 함께 한글 교육, 문화 교류 등 '인재 육성 관리'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행성전자를 포함해 하이퐁에 있는 한국 공장에 근무하는 베트남 직원들의 월급(잔업 등 제외)은 고졸의 경우 한화 약 30만원, 대졸은 5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성전자에만 1350명 정도의 베트남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한편 외국계기업이 타지에서 사업하는데는 애로도 적지 않다.

 

하이퐁 코참(KoCham) 1대 회장을 맡고 있는 희성전자 고태연 법인장은 "분권화가 많이 돼 있는 베트남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해석 차이가 큰 것이 큰 애로 중 하나다. 세관이 HS코드 분류를 다르게 해석해 세금을 매기는 것이 대표적이다. 화재가 나면 불이 난 원인을 찾지 않고 소방 안전을 더욱 강화하는 것도 기업 활동에 악영향을 준다"고 귀뜸했다.

 

행성전자 하이퐁공장에서 한 직원이 부품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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