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교사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당 민생연석회의를 출범시키고 분과별 의제를 점검했다. 27일과 28일에는 무상교육·상법개정 등 민생과 관련한 일정이 또 있다. 본격적인 민생 행보를 통해 수권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생연석회의 발대식에서 "정치의 본령은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것"이라며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맡긴 권한으로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거나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써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인태연 전 청와대(문재인 정부) 자영업비서관이 공동의장을 맡은 민생연석회의는 당내에서 민생 관련 단체를 조직하고, 분과별 이슈를 발굴하기 위해 출범했다. 민생연석회의는 매달 한 번 회의를 갖고 주요 민생 의제에 대한 정책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사의 충실의무'를 담고 있는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정부여당이) 상법을 개정하지 않는 것은 소위 (기업) 우량주를 불량주로 만들어도 괜찮다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국내 주식시장 상황에 대해 "지금 주식시장이 많이 안 좋은데,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정부가 그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며 "주식 시장 침체로 기업 자금 조달도 쉽지 않아 대출에 의존해야 하고 자기자본으로 주식 발행하기 어려워진다. 전적으로 정부의 무능과 무관심, 무지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갖 불공정한 주가조작과 통정매매, 이런 불공정한 거래가 횡행하는 주식시장에 누가 투자하겠나"라며 "대한민국에선 저렇게 주가 조작과 불공정 거래를 해도 힘만 있으면 절대 처벌 받지 않는다고 온 세계에 광고를 하는데 누가 여기 투자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애초 상법 개정에 찬성하던) 정부가 태도를 돌변해 반대한다"고 꼬집었다.
또 이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얼마나 어렵나. 최근 기업인을 많이 만나는데, 희한하게 다들 내놓고 말은 못 한다"며 "그러나 비공개로 말할 땐 (기업인들의) 위기의식이 정말로 심각하다"고 전했다.
앞서 이 대표는 상법 개정 추진에 대한 재계 반발이 심해지자 "얼마든지 타협할 수 있고 합리적 방안을 찾을 수 있다"며 재계와 투자자 등에 공개 토론을 제안한 상태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27일에는 서울 소재 모 고등학교를 방문해 고교 무상교육과 관련한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28일에는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국내 주식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상법 개정안 처리와 관련한 업계 의견을 청취한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25일) 위증교사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정치권 및 법조계에서 유죄라는 예측이 더 많았던 위증교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사법리스크를 일부 덜어낸 모양새다.
비록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재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지만, 위증교사 무죄 선고를 계기로 그간 사법리스크에 가려졌던 '이재명표 먹사니즘'을 재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이 대표는 당분간 중도 외연 확장에 주력할 전망이다. 오는 28일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오찬을 갖는 것도 외연 확장의 일환이다. 이 대표는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보수 원로와 만난 바 있다.
아울러 재판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묵묵하게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통해 차기 대선주자 면모를 보이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전날 저녁 이 대표에게 "차분하게, 일희일비하지 말자, 사법부를 존중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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