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하노이서 '2024 한-베 투자협력 포럼' 개최
양국 中企 지역 경제단체 및 협회·기업간 15건 MOU 체결
기술·인적교류, 합작투자등 '민간외교' 대폭 확대 전망
金 회장 "기술교류, 합작투자 늘려 성장 계기만들어야"
응우옌 회장 "베트남 진출, 디지털 접목 인센티브 클 것"
【하노이(베트남)=김승호 기자】대한민국 중소기업들이 1992년 한국과 베트남간 국교 수교 이후 최대 규모의 민간 협력 모색에 나섰다.
한국 중소기업계 맏형인 중소기업중앙회와 베트남 중소기업협회(VINA SME)의 지역 조직간 협력 촉진을 위한 5건의 업무협약(MOU)을 비롯해 양국 민간 기업 및 단체들이 10건의 MOU를 동시에 체결하면서다.
이에 따라 두 나라 중소기업들의 기술교류, 인적교류, 합작투자 등 '민간 외교'가 더욱 광범위하고 활발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2023년 기준으로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3대 무역 상대국'으로 두 나라간 교역액은 약 749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한국의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국가다.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중소기업만 1만개가 훌쩍 넘는다.
베트남은 한국의 동남아 경제협력 핵심 동반자이자 아세안(ASEAN)내 최대 개발협력 파트너다.
중기중앙회는 21일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국가혁신센터(NIC) 호아락 캠퍼스에서 '신뢰와 협력 : 한·베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을 위한 협력과제'를 주제로 '2024 한-베 투자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중소기업계가 매년 연말께 해외에서 여는 백두포럼 일환으로 진행한 이날 행사는 지난 7월 팜 민 찐 베트남 총리가 한국을 방문,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면담하면서 성사됐다.
우선 양국을 대표하는 중소기업 단체 지역 조직간 폭넓은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지역 상호간 네트워크 구축 및 진출 지원, 정보 공유 등을 통해서다.
이날 ▲광주(중기중앙회 임경준 광주전남중기회장)-타이응우옌성(응우옌 수안 탓 타이응우옌성 SME 회장) ▲대구(중기중앙회 최우각 대구경북중기회장)-박닌성(응우옌 딘 떤 박닌성 SME 수석부회장) ▲부산(중기중앙회 허현도 부산중기회장)-꽝닌성 하롱시(응우옌 탄 칸 하롱시 SME 회장) ▲대전(중기중앙회 조창현 중기중앙회 대전세종충남중기회장)-흥옌성(응우옌 티 탄 하 흥옌성 SME 회장) ▲경기(중기중앙회 김식원 경기중기회장)-푸토성(응우옌 홍 선 푸토성 SME 회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기계, 플랜트, 의료기기, 제약, 식품, 소프트웨어 등 산업 분야에서도 다양한 MOU를 체결, 투자협력 강화에 나섰다.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베트남 사립병원협회(의료기기 공급 및 AS 지원 등) ▲동구바이오제약-PHIL 인터내셔널(의약품 인증 및 국가별 시판허가권 취득·판매지원 등) ▲직스테크롤로지-BK 펀드(AI 소프트웨어 공동연구 및 CAD 설계 전문인력 양성 등) 등이 대표적이다.
MOU 체결에 이어 진행한 포럼 본행사 발표 세션에선 '베트남 직접투자 현황과 전망'(베트남 기획투자부), '고숙련 노동자 훈련 및 공급전략'(노동보훈사회부)이라는 주제로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이 발표했다.
또 한국에선 '한국 중소기업의 스마트팜'(한국농기계협동조합 김신길 이사장), '스마트공장 발전 사례'(삼성전자 김동욱 ESG 스마트공장 지원센터장) 발표를 통해 양국 중소기업간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아울러 한국의 IBK기업은행이 '베트남 금융과 현지 한국기업 지원 방안'을, 베트남의 MB Bank(군사·상업은행)가 '한국기업을 위한 베트남 투자 기회 소개'를 주제로 각각 양국 기업들 지원 방향을 제시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베트남 총리도 베트남이 실질적인 제조 강국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양국의 경제협력은 단순투자에서 벗어나 혁신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술교류와 합작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강소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한국의 IT 기술 등 혁신 기술을 베트남과 공유하고 합작투자 등을 통해 양국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응우옌 반 떤 VINA SME 회장은 "베트남은 당서기장부터 디지털 전환에 대해 많이 강조하고 있다. 한국기업들이 베트남에 진출할 때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라면 무조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기술과 관련한 교류, 협력, 공유, 투자를 우리는 적극 장려한다. 베트남은 모든 국가와 친구가 되고 경제협력을 원한다. 안정적인 경제·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이 걱정하지 말고 과감하게 투자해 달라"고 밝혔다.
응우옌 화 빙 베트남 수석부총리는 이날 축사를 통해 "140여 개국이 베트남에 투자하고 있다. 이 중 한국이 투자 1위 나라다. 한국은 지금까지 누적으로 870억 달러를 베트남에 투자했다. 양국의 무역 교역액은 앞으로 1000억 달러를 향해가고 있다. 2030년엔 1500억 달러를 목표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성공은 베트남에게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다. 동기부여도 많이 되고 있다. 이같은 기업들간 협력을 통해 양국 수교는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양국 정부를 대표해 한국의 중소벤처기업부와 베트남 투자기획부가 후원기관으로 참여했다.
포럼에는 한국 중소기업 대표단을 비롯해 중기부 김성섭 차관, 최영삼 주베트남한국대사,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등 150여 명이, 베트남에선 응우옌 화 빙 베트남 수석부총리, 응우옌 반 떤 VINA SME 회장, 도 탄 쭝 기획투자부 차관, 부 호 주한베트남대사를 비롯한 350여 명 등 양국에서 총 500여 명이 참석했다. 두 나라 중소기업간 민간 교류 행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한편 이날 포럼에선 베트남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중소기업들과 사전에 약속한 베트남 기업간 비즈니스 매칭 상담회, 희망 기업 제품을 선보이는 쇼케이스 전시 등도 함께 열렸다.
중기중앙회는 이날 체결한 MOU를 토대로 내년에는 베트남 지역성장들, 업종 대표들을 한국으로 초청하는 등 교차포럼을 정례화해 협력의 끈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응우옌 반 떤 회장은 "좋은 아이디어"라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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