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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주말은 책과 함께] 아무도 우리를 구해주지 않는다 外

◆아무도 우리를 구해주지 않는다

 

록산 게이 지음/최리외 옮김/문학동네

 

'아무도 우리를 구해주지 않는다'는 정체성 정치부터 인종 문제, 젠더 논쟁까지 당대 현실에 비판의 목소리를 낸 페미니스트 저술가 록산 게이가 쓴 칼럼 66편을 묶은 책이다. 저자는 아이티계 흑인이라는 뿌리, 교수라는 지위,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에 입각해 사회의 편견, 혐오, 가짜 뉴스, 무의미한 논쟁 등 위험한 헛소리에 펀치를 날린다. 록산 게이는 "우리는 정당하게 분노하고 끊임없이 항의함으로써 스스로를 구할 수 있으며, 다른 이를 구해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책은 세상을 구하는 건 항의하고, 분노하고, 기억하는 '단단한 말'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436쪽. 2만2000원.

 

◆가장 느린 정의

 

리아 락슈미 피엡즈나-사마라신하 지음/전혜은, 제이 옮김/오월의봄

 

'장애정의'는 백인 중심적이고 단일 쟁점에만 초점을 맞춘 기존의 장애인권 운동에서 주변화됐던 장애인 퀴어, 트랜스, 흑인, 브라운의 삶과 필요, 조직화 전략을 중심에 놓는 운동을 의미한다. 계급·젠더·섹슈얼리티·장애·인종이 교차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어떤 돌봄을 실천할 수 있을까. 책에 따르면, 장애정의 운동은 단지 '장애인들의 권리 증진'을 도모하는 것이 아닌 비장애 중심주의를 깨부수는 해방의 전망을 확고히 하는 일이다. 장애정의 운동에서 사람들은 그 누구도 뒤에 남겨놓지 않고 함께 움직인다고 저자는 말한다. 부서진 채로도 잘 살 수 있는 불구 미래를 다룬 책. 512쪽. 2만8000원.

 

◆자유

 

앙겔라 메르켈, 베아테 바우만 지음/박종대 옮김/한길사

 

'자유: 1954-2021년을 회상하다'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전 총리의 회고록이다. 16년 동안 독일 정부를 이끌면서 수많은 위기를 극복한 메르켈은 독일 정계뿐 아니라 세계 정치와 국제 사회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권력의 내막을 진솔하게 그려낸 그의 회고록은 자유에 대한 절절한 호소이기도 하다. "나에게 자유란 내 한계가 어디인지 알아내고, 그 한계까지 나아감을 의미한다. 또한 정계를 은퇴한 뒤에도 배움을 중단하지 않고 멈춤 없이 계속 나아감을 뜻한다. 다시 말해 내게 자유는 인생의 새 장을 여는 것이다"고 저자는 말한다. 768쪽. 3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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