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한 카드로 IP사업을 꺼내 들었다. 굿즈 등 IP를 활용해 수익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MZ세대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디깅소비'가 유통업계의 이 같은 전략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캐릭터 이용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캐릭터 IP 활용 상품을 구매해 본 소비자 비율은 전체 응답자 가운데 75.8%를 차지했다. 국내 캐릭터 IP 시장 규모는 2020년 13조6000억원에서 내년 16조2000억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펀딩 플랫폼 와디즈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캐릭터 굿즈 펀딩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12%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캐릭터 굿즈 펀딩은 전년보다 64% 증가했는데 올해는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셈이다.
펀딩 플랫폼에선 IP 보유 기업이 펀딩을 통해 선주문을 받고 수요를 파악해 굿즈를 제작, 재고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런 구조적인 특성이 가격 대비 품질이 낮고 구매 환경도 열악했던 기존 굿즈 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상품의 소장 가치를 높이는 한정판 판매도 원활하다.
실제로 와디즈에서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굿즈 펀딩에 모인 돈은 15억원에 달한다. '외톨이 THE ROCK!'의 굿즈도 목표 대비 8410%인 1억5000만원의 펀딩 성과를 달성했다. 애니메이션 굿즈뿐만 아니라 루피, 진로 두꺼비, 플레이모빌 등 캐릭터 관련 프로젝트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올해 들어 와디즈의 캐릭터 굿즈 카테고리의 목표 달성율은 평균 4000%를 육박하고 펀딩 결제건수도 전년 동기대비 9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IP 굿즈의 인기에 와디즈는 국내 최대 콘텐츠 전문회사 대원씨아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8개월 만에 누적 펀딩 8억4000만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대원씨아이가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만화 IP를 와디즈의 강소 제조사와 연결하는 협업을 통해서다. 와디즈 관계자는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팬들이 원했던 IP 굿즈, 아이디어 상품을 다채롭게 선보일 계획"이라며 "IP 기업과 제조사를 매칭, 팬덤 마케팅을 통해 팬과 콘텐츠 기업의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뽀로로 등의 IP를 만든 콘텐츠 스타트업 오콘은 지난달 인코드 엔터테인먼트와 캐릭터 음원 사업 및 IP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콘텐츠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어린이 작곡가를 소개하는 음원 IP 콘텐츠 사업에서도 협력할 계획이다. 라이선싱 사업 등에서도 양사는 자체 IP와 기술력을 활용한다. 오는 2025년에는 제주 지역에 가족형 테마공간도 조성할 계획이다.
오콘 우지희 대표는 "음악,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문화 전반에서 K콘텐츠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캐릭터 IP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며 "이번 협업을 통해 오콘과 인코드가 서로가 보유하고 있는 IP와 기술력을 공유하며 시너지를 발휘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열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2018년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한 자체 캐릭터 벨리곰의 IP 사업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2018년 분홍색 곰 캐릭터 '벨리곰'을 선보인 이후 현재 170만 수준의 팬덤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벨리곰 콘텐츠 수출을 본격화 하면서 매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지금까지 롯데홈쇼핑이 벨리곰 IP 사업으로 발생한 누적 매출은 200억원에 이른다. 올해 매출액은 전년 보다 20% 넘게 신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태국, 일본, 대만 등 현지 기업과 벨리곰 IP 활용에 관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면서 글로벌 시장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벨리곰 매치랜드'라는 이름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 7월 영국에서 1차 론칭을 기점으로 태국, 인도네시아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세부적인 시기는 잡히지 않았으나 국내 출시 시점을 올해로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는 쓱데이를 맞아 키즈 콘텐츠 '캐릭터 퍼레이드쇼'를 최근 전개했다.
'캐릭터 퍼레이드쇼'는 화제성 높은 IP브랜드들과 컬래버해 대형 풍선을 선보이는 '스타필드 벌룬 페스티벌'과 함께 스타필드 대표 어린이 행사다.
이번 '캐릭터 퍼레이드쇼'는 전년 대비 20% 증가한 총 60종의 코코몽, 로보카폴리 같은 캐릭터들이 출동해 다양한 퍼레이드를 선보인 바 있다.
하이트진로도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IP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출시하며 연말 시즌 마케팅을 강화한다.
두꺼비 캐릭터는 2019년 4월 출시한 '진로' 소주 모델로 귀엽고 앙증맞은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산타 두꺼비를 활용한 포토존, 키링, 토퍼 등 소비자 경품으로 준비해 유행 채널을 공략하는 한편, 독립 매대를 비치해 자이언트 산타 두꺼비 트리로 가정 채널을 겨냥한다
또 국내 최초 주류 캐릭터샵 '두껍상회'를 오픈하는 등 다양한 굿즈들도 선보이고 있다. .
이처럼 캐릭터를 활용한 유통업계의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IP산업에 탄력이 붙을 예정이다. 여기에 MZ세대 사이에서 자신의 관심에는 관심을 쏟는 영역에서 돈을 아끼지 않는 '디깅소비'트렌드까지 확산되면서 앞으로 IP산업의 성장이 기대된다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유통업계가 IP를 활용한 사업이 활발해 지면서 수익개선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트렌드와 소비 행태가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는 만큼 추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준비를 탄탄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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