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리스크관리 집중...2년 연속 영업익 1위
IB부문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구조 개선 노력
메리츠증권이 하반기 장원재 대표(사장)과 김종민 대표(부사장)의 '투톱 체제'를 구현하면서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을 통합한 '원북(OneBook)' 운용 전략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테일 부문의 강점과 비부동산 기업금융에 대한 사업 강화 등을 통해 높은 수익성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각자 대표 체제에서 첫 성적표로 볼 수 있는 올해 3분기 실적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탁월한 리스크관리...'영업이익 1위' 2년간 수성
지난해 말부터 메리츠증권을 이끌고 있는 장원재 대표는 실적으로 증명해야하는 금융투자업계에서 '숫자에 강한' 대표적인 최고경영자(CEO)로 꼽힌다. 금융공학, 자산운용, 상품기획 등 핵심적인 금융업무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 메리츠증권의 S&T(Sales&Trading), 리테일을 맡아 회사의 안정적 성장 기반 마련에 집중하고 있으며 내부통제 강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취임 8개월 후인 지난 7월에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했으며,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했다. 이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른 조치로 책무구조도 도입에 앞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관리를 위해 발빠르게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삼성증권에서 캐피털마켓본부 운용 담당 상무와 최고위험책임자(CRO)를 거쳤다. 메리츠금융그룹으로 이동해 메리츠화재 및 메리츠금융지주의 CRO를 10여년간 역임했다. 이 기간에 메리츠금융그룹의 자본 적정성과 자산 건전성 등의 지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경영 전반에 걸친 리스크를 사전에 인지해 예방했다는 평가다.
지난 2021년부터는 메리츠증권의 S&T부문장을 맡으며 주식·채권·파생상품 운용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다. 지속되는 금리 상승기에도 선제적 유동성 확보와 리스크 관리로 안정적 실적을 내며 메리츠증권의 트레이딩 부문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업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요 사업부를 이끌며 메리츠증권이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시현하는데 크게 기여해왔다.
메리츠증권은 2022년부터 작년까지 2년 연속으로 증권업계 영업이익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8813억원)과 순이익(5900억원) 모두 전년 대비 각각 19.3%, 28.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 선두를 지켜냈다. 특히 작년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고, SG발 주가 폭락 사태, 영풍제지 사태 등이 연달아 터지면서 금융투자업계가 혼란했던 시기다. 보수적인 운영 방식을 펼치는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4분기에 부동산 관련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이익이 줄었지만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실적을 순조롭게 방어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3분기에도 기업금융 등에서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트레이딩, 리테일 등 운영수익에서 양호한 실적을 거두면서 만회했다. 2024년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0.2% 증가한 2429억원, 당기순이익은 48.9% 증가한 1752억원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27분기 연속 1000억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장원재·김종민 각자 대표 체제의 효과를 첫 성적표로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굳건한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주목되는 부분 중 하나다. 메리츠증권은 2014년부터 10년 연속 두 자릿수 ROE를 유지하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8월 컨퍼런스콜을 통해 "메리츠만의 방식으로 IB 부문의 비즈니스 라인업을 확대하고 수익 모델을 다변화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IB 시장의 최고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할 것이며 기업 고객과의 네트워크를 대폭 강화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증권과 화재를 메리츠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지배구조 개편 이후 증권과 화재의 '원북(One Book)' 통합운용전략에서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 편중' 극복, 기업금융 등 수익 구조 다각화
지난 7월 메리츠증권은 장원재·김종민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김종민 신임 대표가 기업금융과 관리 부문을 맡게 됐다. 크레딧 애널리스트에서 시작해 증권사 CEO자리까지 올라간 첫 사례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최고투자책임자(CIO)로서 압도적인 자산운용 수익률로 메리츠화재 자산을 빠르게 성장시킨 역량을 인정받아 2023년 11월부터 메리츠금융지주 그룹운용부문 부사장을 겸임, 그룹 전반의 자금 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2004년부터 우리CS자산운용과 삼성증권에서 크레딧 애널리스트를 맡았으며, 이후 삼성증권에서 FICC(채권·외환·상품)상품팀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4년부터 메리츠화재 자산운용실장을 맡아 국내 부동산 PF, 해외 대체투자, 기업 대출 등 다양한 분야의 투자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기업금융 전문가다. 메리츠증권에서도 부동산 PF에 편중돼 있던 IB부문 수익 구조를 다각화시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김 대표는 향후 메리츠증권 투자운용뿐 아니라 미래 성장 사업 발굴에도 매진하는 등 효율적 자본 배치를 통한 증권의 추가 성장 기회 마련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3분기에 기업금융, 자산운용 부문 실적이 상승했다. 기업금융은 3분기 누적 2749억원을 달성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약 1% 상승했다. 메리츠증권은 4분기에 고려아연이 발행한 1조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인수했으며, 롯데케미칼 주가수익스왑(PRS) 유동화 주선 6600억원 등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외에도 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과 홈플러스의 1조3000억원 규모 리파이낸싱(재융자)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자산운용수익은 3분기 별도 기준 132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202% 급증했다.
지난 13일 컨퍼런스콜에서 "신규 딜 측면에서 PF 시장은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차별적인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양질의 빅딜을 수행하고 있고, 기업금융 부문의 딜소싱 및 투자 역량 확대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약력
■장원재 메리츠증권 S&T(Sales&Trading)·리테일 대표
▲1967년 출생 ▲서울대학교 수학과 학·석사 ▲미국 미네소타대학 박사 ▲ 2012년 삼성증권 자본시장본부 운용 담당 상무· CRO ▲2015년 메리츠화재 리스크관리 팀장 ▲2017년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화재 CRO 전무 ▲2020년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화재 CRO 부사장 ▲2021년 메리츠증권 S&T 부문장 부사장 ▲2023년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김종민 메리츠증권 기업금융·관리 대표
▲1972년 출생 ▲서강대학교 경제학 ▲서강대 경영대학원 석사 ▲2014년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자산운용실장, 상무·전무 ▲2021년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자산운용실장 부사장 겸 지주 그룹운용부문 부사장 ▲2024년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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