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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대응 속도내는 산업계…오너·전문가 전면 나서

김승연 회장이 2017년 5월 9일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회장을 만나 한미간 경제교류 및 한반도 상황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한화그룹

국내 산업계가 트럼프 2기 출범에 대응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고 국제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계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연말 인사를 통해 그룹 오너일가가 전면에 나서거나 국제 정세에 정통한 미국 외교 관료 출신 전문가를 영입하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최근 그룹 방산 사업을 이끌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직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지목한 해양 방산을 포함해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방산사업을 그룹 총수가 직접 챙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을 비롯해 주변 인사들과 인연이 깊은 만큼 그의 인적 네트워크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회장은 경제계 내 대표적인 '친(親) 트럼프' 인사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 받았으나 당시 건강 문제로 불참했다. 김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 멘토인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회장과 40년째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이 회장직을 맡은 계열사는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한화비전 등 5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HD현대는 트럼프 2기의 대표 수혜 업종으로 조선업이 급부상한 가운데 정기선 부회장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정기선 부회장이 그룹의 주요 핵심 과제들을 직접 챙기고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 등을 주도해 나가는데 힘을 싣기 위함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국내 조선업에 손일 내민 만큼 이 부분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보다 한 달여 빠르게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글로벌' 시장 대응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했으며 그룹의 싱크탱크의 수장으로 미국 관료 출신을 전격 영입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왼쪽), 성 김 현대차 사장.

우선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로 호세 무뇨스 현대차그룹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을 선임했다. 창사 이래 첫 외국인 CEO이고,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한 게 선임 배경이다.

 

또 현대차는 성 김 고문역을 대외협력·국내외 정책 동향 분석, 홍보·PR 등을 총괄하는 그룹 싱크탱크 사장으로 임명했다. 성 김 신임 사장은 동아시아·한반도를 비롯한 국제 정세에 정통한 미국 외교 관료 출신 전문가로, 주한 미국 대사, 주인도네시아 미국 대사 등을 역임했다. 성 김 신임 사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주요 관료였기 때문에 2기 행정부와의 소통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또 현대차그룹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난 9월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선제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현대차는 향후 GM과 주요 전략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며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및 다양한 제품군을 고객에게 신속히 제공하기 위한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기업 GM과의 협력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부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기업들은 연말 인사에서 큰 폭의 변화를 통한 인력 쇄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와 비슷한 11월 말 인사 발표를 앞두고 있다. 삼성그룹은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상당수 세대 교체를 진행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LG그룹은 이르면 이번주 연말 인사에 돌입할 방침이다. LG그룹은 올해도 '안정 속 혁신'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만큼 경험 많은 CEO는 유지하고, 미래 리더를 주요 계열사 요직에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글로벌 차원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거나 기회를 극대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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