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기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9월 실거래가 잠정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이미 조정이 시작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달 2915건으로 올해 정점이었던 7월 9142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8월 6424건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작된 9월 3052건으로 거래량이 크게 꺾였다.
경기도 역시 한 두달 늦지만 서울을 따라가는 분위기다.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7월과 8월 각각 1만5100건, 1만2948건에서 9월 7707건으로 반토막이 났다.
이에 앞서 서울 아파트의 실거래가 잠정 지수도 9월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 잠정지수는 -0.47%다. 오는 15일 공개될 확정치에서도 하락일 경우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작년 12월(-1.13%) 이후 9개월 만에 하락 전환이다. 인천과 경기도 각각 -0.08%, -0.04%로 약세를 나타냈다.
금리인하보다는 대출규제라는 악재의 영향력이 더 컸다. 지난 9월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됐고, 은행별로 대출금리 인상과 함께 한도와 만기 축소 등 고강도 대출 규제가 이어졌다. 다음달 2일부터는 수도권 아파트에 대해 정책대출인 디딤돌 대출마저 조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미 서울과 수도권 주택 시장이 조정국면에 들어섰다고 봐야 한다"며 "거래량이 감소했다는 것은 매수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는 방증으로 한국은행의 10월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출 규제로 매수 심리가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 강남권 등 선호 지역들은 올해 집값이 빠르게 회복되거나 전고점을 넘어서면서 가격 부담과 심리적 저항감 등이 분명히 있다고 보여지며, 경기·인천 지역도 계절적 비수기와 함께 디딤돌 대출 규제로 길게는 내년 상반기까지 주택 시장이 주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조정국면이 이어지더라도 완만한 조정이나 보합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속도의 문제일 뿐 금리 인하는 예고됐고, 공급 부족은 당분간 해소되기가 힘들다.
박 위원은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지난해처럼 급격한 조정은 아니라 완만한 조정 가능성이 크다"며 "수요자들은 일단 시장을 좀 더 지켜보다가 급매물 중심으로 선별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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