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매수세를 보였던 개인 투자자들마저 미국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트럼프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미 증시의 긍정적인 전망을 뒷받침하면서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8월 2조5090억원, 9월 7조3610억원을 매도한데 이어 10월에도 4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의 총 순매도 규모는 14조2580억원에 달했다. 이달 들어서도 코스피에서 외국인들은 약 165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 역시 지난 7~8일 코스피 시장에서 349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대로 미국 주식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계속해서 증가했다.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이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0월 31일까지만 해도 910억6587만 달러였는데, 약 1주만에 90억 달러 가량이 미국 시장으로 이동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2500선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동학개미들이 순매도에 나서고 있는 반면, 미국 증시가 트럼프 랠리와 연준의 금리 인하 효과가 맞물리면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 국내외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한 주간 다우지수와 S&P500은 4% 이상 올랐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7%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희종 iM증권 연구원은 "이전 트럼프 집권 시절에 미국 증시는 여타 지역 증시 대비 강세가 뚜렷했고 달러화도 전반적으로 고공행진을 기록했다"며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른 미국만의 강세가 이번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증시는 내년 초 트럼프 2기의 출범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에 따라 미국 우선주의 부각으로 국내 증시의 경우 정치, 경제, 안보,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불확실성이 상당히 증가할 전망"이라며 "특히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수출 위축이 불가피해 내년 수출 전망이 악화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김대준 한국투자증연구원은 "트럼프 재정 정책 중 감세와 국채 발행 고려 시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가 따라온다"며 "이는 원화 약세를 자극해 외국인 매도 물량 출회를 자극하는 부정적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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