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덴싱 보일러 핵심부품 '열교환기 유닛' 놓고 분쟁中
경동, 특허권 침해금리 가처분 신청…법원 '일부 인용'
귀뚜라미, 특허무효 심판 제기…특허심판원, '손' 들어줘
양측 줄다리기 팽팽…본안소송 통해 최종 판단 물을 듯
보일러 '맞수'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가 콘덴싱 보일러 핵심 부품인 열교환기를 놓고 '특허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허무효 심판에 대한 특허심판원의 결정에선 귀뚜라미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결에선 경동나비엔이 각각 유리한 입지에 올라섰다.
열교환기 특허에 대한 양측의 법적 공방은 향후 본안소송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열교환기는 보일러에서 열을 흡수해 물(난방수)을 데우는 핵심 부품으로 에어컨, 냉장고, 자동차(라디에이터) 등에도 두루 쓰인다.
보일러 중에선 난방이나 온수를 사용할 때만 불을 지펴 작동하는 순간식 온수기에 열교환기가 들어간다.
귀뚜라미는 순간식과 저탕식을, 경동나비엔은 순간식 온수기만 국내서 각각 선보이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귀뚜라미는 전날부터 '거꾸로 에코 콘덴싱 L11' 등 일부 제품에 대한 제조, 판매, 전시 등을 중단했다.
이 제품은 귀뚜라미의 콘덴싱 보일러 주력 모델 4개 중 하나로 비중은 약 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거꾸로 에코 콘덴싱 L11'은 2021년 8월에 출시해 3년이 지난 제품이다. 지금은 신제품 교체 타이밍이어서 비중이 더 낮아지고 있다"면서 "나머지 3개 제품을 판매하면 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30일 경동나비엔이 귀뚜라미를 상대로 제기한 콘덴싱 보일러의 '열교환기 유닛'에 대한 특허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12월19일 열교환기 유닛 등 4건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관련 심리는 올해 5월24일 끝났고 지난주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관련 특허 4건은 ▲1번 특허(청구항 19개):열교환기 유닛(아래로 갈수록 계단식으로 단면적이 감소되는 열교환기 케이스 구조) ▲2번 특허(청구항 19개):열교환기 유닛(아래로 갈수록 단면적이 감소되는 열교환기 케이스 구조) ▲3번 특허(청구항 13개):열교환기 유닛(핀 간격이 상부보다 하부가 넓고, 하부 배관이 병렬 구조) ▲4번 특허(청구항 9개):연소실 및 이를 포함한 보일러(연소실 단열을 위한 공기층 배치 구조)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할 땐 특허가 침해된 파생모델들을 명확하게 적시해야한다. 상대 회사의 제품들이기 때문에 기술적 검토 등 판단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그나마 가처분이 본안소송에 비해 빠르고, (특허 침해로)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판단해 가처분을 먼저 진행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만큼 우리가 피해자라는 게 판명이 됐다"고 강조했다.
귀뚜라미는 올해 2월1일 특허심판원에 경동나비엔의 열교환기 특허무효 심판을 제기했다. 반격에 나선 것이다.
경동나비엔의 특허가 출원하기 이전부터 활용하고 있는 기술인 만큼 '신규성과 진보성'이 결여됐다는 이유에서다.
귀뚜라미는 양측이 공방하고 있는 특허 기술을 2013년 당시 국책사업을 통해 자체적으로 개발, 그대로 적용하거나 발전시켰다는 입장이다. 해당 열교환기의 원천 기술을 회사가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동나비엔이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특허 4건은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심판원은 귀뚜라미가 제기한 특허무효 심판에 대해 지난 9월19일 심결을 통해 2번 특허의 대부분(청구항 총 19개 중 18개 무효)과 3번 및 4번 특허의 청구항 전체를 무효로 인정했다. 다만 1번 특허의 무효는 인정하지 않았다. 귀뚜라미는 현재 무효 불인정 심결에 대해서도 취소소송을 청구해 놓은 상태다.
이처럼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경동나비엔은 법원의 판결문을 받아든 후 대응방안을 구체적으로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귀뚜라미는 법원이 가처분 신청 일부를 인용한 것에 대해선 이의신청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향후 양측은 열교환기 특허를 놓고 본안소송을 통해 최종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앞서 내린 특허심판원의 결정 내용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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