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거래가 주춤한 가운데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이 지속되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강화에 나섰다. 특히 투자자들의 수요에 대응해 다양한 해외 투자 정보와 거래 편의 기능을 추가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선호로 인해 국내 증권사 27개사가 공시한 올 상반기 외화 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은 5583억원으로 전년 동기(3659억원) 대비 52.6% 급증했다. 외화 증권 수탁 수수료는 증권사가 해외주식 거래 등을 지원하는 대가로 받는 일종의 중개수익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의 대부분은 국내 주식이어서 국내 주식의 거래 부진으로 줄어든 수익을 해외 주식의 높은 수수료율이 이를 상쇄할 수 있다"며 "예컨대 국내 거래대금이 20% 감소하고, 해외 거래대금이 40% 증가하면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2.4% 줄어드는 것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MTS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해외 주식 거래에 특화된 기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11월 1일부터 개편된 MTS 홈 화면을 선보일 예정이다. 새로운 홈 화면은 '오늘 주식', '인사이트', '자산' 등 세 가지 주요 섹션으로 구성된다. '오늘 주식'에서는 국내 주식은 물론 해외 주식도 볼 수 있으며 종목과 연관된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마켓'이라는 공간을 통해 해외주식 시장 정보를 쉽게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월 자사 MTS '한국투자' 앱의 홈 화면을 전면 개편했다. 특히 해외주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별도의 홈 화면을 신설했다. MTS 접속 시간에 따라 오전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국내 홈이, 이후부터는 해외 홈으로 전환된다. 배당락이 임박한 미국주식, 인기 있는 미국주식과 ETF 랭킹, 투자 대가의 포트폴리오 등 해외투자 관련 콘텐츠도 홈 화면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MTS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내년 상반기까지 자사 대표 MTS인 '스마트엠(SmartM)'과 국내·해외 소수점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MTS 스텝스를 하나로 통합하는 개편을 준비 중이다. 한화투자증권의 신규 MTS는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된 차별적 고객 경험, 특화된 해외투자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유안타증권은 이달 새로운 모바일 투자 솔루션 '뉴 티레이더M'을 오픈했다. 국내 및 해외 주식·선물옵션은 물론 금융상품 매매와 자산관리까지 하나의 앱으로 거래할 수 있게 했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국내 투자자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증권사 간 거래 플랫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증시 이동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각사들이 해외주식 투자에 효과적이고 편리한 MTS 개편에 대거 투자중"이라며 "투자자들에게 효율적인 투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MTS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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