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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경영

[르포]'현빈 소파'보러 日서도 오는 성지…자코모 직영플래그십 남양주본점

가죽·패브릭등 230여 종 전시…주문→제조→배송 '한달'

 

일본 '프랑스베드'와 협업해 도쿄 롯폰기에 5월 첫 매장

 

朴 부회장 "내년까지 日에 30개 이상 오픈…글로벌 시동"

 

40년 가까이 한우물…100% 자체 디자인·자체 제작 '원칙'

 

업계 최초 이태리에 디자인센터…'소파 아카데미' 설립도

 

박경분 자코모 부회장이 경기 남양주에 있는 본사 쇼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승호 기자

【오남(경기 남양주)=김승호 기자】지하철 4호선 오남역 3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오른쪽으로 'JAKOMO'라고 쓴 선명한 글씨와 건물 몇개 동이 보인다.

 

'현빈 소파'로도 잘 알려진 자코모의 본사이자 직영으로 운영하는 플래그십 남양주본점이다.

 

2021년 당시 공중파에서 방영, 큰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배우 이지아의 사무실 등으로 쓰였던 공간도 바로 여기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곳에 일본 방문객들이 하나, 둘씩 늘기 시작했다. 한국에 관광왔다 경기 남양주에 있는 이곳에 들러 소파를 보고 사진을 찍고 가는 일본인들이 많아진 것이다. 공항철도와 연결된 서울역에서도 4호선 지하철로 19개 정거장, 시간으론 50분 정도 걸리는 짧지 않은 거리다.

 

"일본 고객들이 이곳까지 찾아 올 줄은 몰랐다. 그런데 그 사람들 중에 일본의 대표적인 가구회사인 '프랑스베드' 관계자도 있었다. 한국의 자코모라는 곳을 알아보라고 회장이 지시해 이곳을 수시로 드나들었다고 한다. 그러다 나중에 일본에서도 우리 제품을 팔아보겠다고 정식 요청이 왔다. 그래서 지난 5월 23일 도쿄 롯폰기에 프랑스베드와 컬래버 스토어를 열었다."

 

남편 박재식 회장과 함께 1986년 당시 재경가구산업(현 자코모)을 창업한 박경분 부회장이 쇼룸 곳곳을 직접 안내하며 설명했다.

 

'재경가구'는 부부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만들었다. 그 후로 바뀐 사명 '자코모(JAKOMO)'는 재경(Jaekyung)의 JA, 코리아(Korea)의 KO, 그리고 이탈리아어로 가구를 뜻하는 모빌리(mobili)의 MO를 조합해 만들었다.

 

자코모는 40년 가깝게 한 우물을 파며 100% 자체 디자인, 100% 자체 제작의 원칙을 지키며 소파 전문회사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은 840억원을 기록했다.

 

박 부회장은 "일본시장은 우리의 품질을 갖고 해외에 한번 수출해보자고 마음 먹고 난 후 찾아온 기회였다. 일본 가구시장은 온라인보단 오프라인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프랑스베드와 협업해 2호 매장도 11월에 추가로 연다. 내년까지 일본 전역에 30개 이상 오픈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경기 오남에 있는 자코모 직영플래그십 남양주본점 신관 전경. /사진=김승호 기자

가죽 소파관, 패브릭 소파관, 아울렛관, 디자인하우스로 구성된 직영플래그십 남양주본점에선 자코모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4개층으로 이뤄진 신관은 '가죽 소파관'으로, 가장 비싼 하이엔드부터 상대적으로 저렴한 플래그쉽 모델까지 제품을 두루 갖추고 있다.

 

자코모 최종금 부사장은 "우리는 100% 주문 제작을 한다. 디자인은 300여 가지에 달하고 컬러, 크기 등에 따라 총 1만5000가지의 조합이 가능하다. 고객이 취향과 니즈에 맞춰 주문하면 공장에서 제조해 약 한 달 정도면 댁으로 제품을 배송한다"고 설명했다.

 

단일 소파 전문 전시장으론 국내 최대 규모인 이곳에서만 230종류 이상의 제품을 체험하고 구입할 수 있다.

 

소파를 100% 자체 제작하는 자코모는 공장만 현재 6곳을 가동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포천 내촌공장은 남양주본점에서 차로 20여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공장 내부로 들어서니 가구공장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본드 냄새가 하나도 나질 않는다.

 

박 부회장은 "2000년 당시 가구업계 최초로 이태리 밀라노에 디자인 R&D 센터를 설립했다. 그 후 이태리를 자주 오갔다. 그런데 현지에 있는 한 가구공장을 방문했는데 특유의 본드냄새는 없고 오히려 향기롭더라. 사장에게 물어보니 소나무에서 나오는 천연 송진으로 접착제를 만든다고 하더라. 한국으로 돌아와 국내의 한 유명 본드회사에 제조를 의뢰했더니 만들지 못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서 3배 더 비싼 친환경 접착제를 수입해 지금까지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분 부회장이 경기 포천에 있는 5공장에서 소파에 들어가는 이탈리아산 더블 코일밴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승호 기자

박 부회장은 사람의 무게를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이탈리아산 더블 코일밴드도 자랑하며 설명했다.

 

"더블 코일밴드는 200㎏ 무게의 곰이 10년 이상 앉아도 꺼지지 않을 정도로 탄성이 뛰어나다. 국내 제조 밴드는 한번 꼬아서 만드는데 이태리산은 두번 꼰다. 처음엔 국내 밴드가 이태리산과 구별이 안돼 현지 제조사에 제안해 밴드에 이태리 국기 모양을 넣어달라고 했다. 이 무늬가 그것이다.(웃음)"

 

자코모는 현빈 직전엔 배우 이서진을 모델로 기용했다.

 

박 부회장은 "그때 광고부터 강조했던 것이 '다르게, 더 바르게 만듭니다'였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슬로건하고 똑같이 만들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속까지 꼼꼼하게 만드는게 우리의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자코모는 동종 업계보다 25년 가량을 앞서 주 5일 근무제를 실시했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88년부터다.

 

"당시 가구업계는 한 달에 두번 쉬는게 일반적이었다. 생산량은 늘어 바쁜데 아침에 출근하면 기술자들이 월급을 좀더 주는 회사로 이직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모 제약회사에서 격주 5일제를 한다는 말을 듣고 우리는 아예 주 5일제를 하자고 했다. 생산량만 맞추면 충분히 가능했다. 그후부터 이직률이 크게 줄었다."

 

박 부회장은 디자인의 중요성을 깨닭고 늦깎이로 대학에서 실내디자인도 공부했다. 그래서 자신을 '99학번'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100년 기업'은 창업자에겐 화두다. 현장에 있는 기능공들이 육순이 되고, 칠순이 되는 모습을 지나칠 수 없었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래서 2021년부터는 '소파 아카데미'를 설립해 기술자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명 정도씩 6개월 과정을 거친다. 그 기간에 월급도 다 준다. 현재 5기생까지 배출했다. 교육을 진행해보니 약 40% 정도만 졸업을 하더라. 아카데미 출신들은 공장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여러분이 독립해 사장이 되면 소파 잘 만들어서 자코모에 납품하라고 한다. 그럼 우리가 밀어주겠다는 약속도 한다."

 

토종 브랜드 자코모는 100년 기업을 향해가며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할 발판을 다져나가고 있다.

 

박경분 자코모 부회장. /사진=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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