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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커피플레이션' 본격화 …양극화 소비 더 심해지나?

더 비싸고 고급지게 vs 가성비와 익숙한 맛

[서울 소재 커피 전문점에서 원두가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국제 원두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이면서 '커피플레이션'의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커피 소비 양극화도 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원두가격은 지난 1년간 가파르게 상승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제 원두가격(아라비카 기준)은 지난해 7월 1t당 3531달러에서 이달 5251달러로 급등했다. 인스턴트커피 원료인 로부스타 품종이 베트남 가뭄으로 가격이 오른데 이어 커피전문점에서 사용하는 아라비카 품종도 브라질 등 남미 국가의 가뭄과 서리 영향으로 생산성이 악화됐다.

 

최근 스타벅스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의 연쇄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2일부터 음료가격을 조정했다. 지난 2022년 1월 이후 2년 6개월만이다.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그란데와 벤티 사이즈 가격은 각각 300원, 600원 올랐으며, 숏 사이즈 가격은 300원 내렸다. 고객이 가장 많이 찾는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가격은 4500원으로 동결했다.

 

스타벅스 측은 "대내외 가격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해 왔으나 직간접 비용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누적돼 가격 조정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저가커피 브랜드 '더벤티'와 '더리터'도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_1층 커피 부티크/롯데쇼핑

업계 관계자는 "당장 가격 인상 계획이 없더라도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에는 가격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글로벌 유명 카페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들은 고급화 전략을 앞세워 프리미엄 커피 시장 파이를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인 '인텔리젠시아'는 최근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입점했다. 1995년 시카고에서 시작한 '인텔리젠시아'는 '블루보틀', '스텀프타운'과 함께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로 꼽힌다. 커피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모로코 바샤커피는 최근 서울 청담동에 국내 1호점을 개업했다. 매장 기준 1잔 1만6000원부터 최고 48만원까지 가격이 책정되어있다. 전문 커피 마스터가 상주해 다양한 컬렉션과 원산지 및 맛과 향 등에 따라 200가지 이상의 100% 아라비카 원두 선택을 돕는다.

 

미국 패션 브랜드 랄프 로렌의 커피 프랜차이즈 '랄프스 커피'와 노르웨이 커피 브랜드 '푸글렌'도 국내 운영을 준비중이다.

 

할메가커피와 약과쿠키/메가MGC커피

세계 유명카페들이 앞다퉈 한국에 진출하는 것은 한국 커피 시장 규모가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에 달하는 데다 지속 성장하고 있어서다. 국내 1인당 커피 연간 소비량(405잔)은 세계 평균(152잔)의 2배를 상회한다.젊은 소비층이 새로운 경험과 스몰럭셔리를 선호하기도 하지만, 장기적인 고물가 시대에 소비에 지갑이 얇아지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이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 여기에 레트로 열풍으로 인스턴트 믹스 커피가 20대에게 인기를 끌면서 커피 양극화가 심화될 조짐이다.

 

동서식품이 운영중인 맥심플랜트의 인스턴트커피 메뉴의 판매 비중은 지속해서 늘고 있다. 맥심플랜트는 2018년 4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개장한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지난 6년 동안 누적 방문객이 112만명에 이른다. 인기 메뉴로는 '슈프림골드 슈크림라떼'로 인스턴트커피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로 최근 2년 사이 1.6배 성장했다. 익숙한 맛에 가성비까지 더해져 부담없이 즐기기 좋은 선택지로 떠오른 것이다. 이밖에도 메가MGC커피가 지난해 출시한 인스턴트커피 메뉴 '할메가커피'는 출시 두 달 만에 270만잔이 팔렸으며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가장 한국적인 커피', '커피는 원래 타 먹던 것' 등의 슬로건을 내세우며 지난 3월 성수동에 '뉴믹스커피'라는 브랜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는 기호식품으로 가격이 비싸져도 소비량이 쉽게 줄지 않을 것"이라며 "해외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프리미엄과 가성비 구도 양극화는 더 심화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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