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건전성 관리에 '집중'...차입금 포트폴리오 '손질'
하반기 데이터사업 등 미래먹거리 확보 '속도'...두 마리 토끼 잡을까?
삼성카드가 2분기에 호실적을 거두면서 '업계 1위' 신한카드와 격차를 줄였다. 지난해 업황악화로 건전성 확보에 매진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는 평가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카드는 362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2906억원) 대비 722억원(24.8%) 증가하면서 깜짝실적을 거뒀다. 영업수익은 1조9993억원으로 연간 2.2% 오르는 데 그쳤지만 대손충당금을 크게 줄인 효과다. 상반기 삼성카드가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3161억원이다. 전년 상반기(3716억원) 대비 14.9% 감소했다.
삼성카드는 연체율 관리에 공을 들인 데다 차입금 만기구조 개선에 집중했다. 올 상반기 삼성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0.99%다. 전년 동기 대비 0.11%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해 말 1.18%까지 상승했지만 직전 분기를 시작으로 내림세다. 신규 연체율은 지난 1분기에 이어 0.5%를 기록했다.
대손비용률은 2.2%다. 직전 분기(2.7%) 대비 0.5%p 떨어졌다. 각 분기별로 살펴보면 ▲2023년 3분기(1901억원) ▲2023년 4분기(1582억원) ▲2024년 1분기(1753억원) ▲2024년 2분기(1408억원) 순이다. 분기별 등락을 나타내면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차입금 포트폴리오도 개선했다. 회사채·장기 기업어음(CP) 비중은 77.8%로 6개월간 0.4%p 높아졌다. 같은 기간 자산유동화증권(ABS)은 17%에서 20.8%까지 늘렸다. 반면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은 일반대출은 2.2%p 줄어든 1.4%며 단기사채에서는 손을 뗐다.
지난 6월말 기준 삼성카드의 조달잔액은 17조3000억원이다. 지난해 말(17조6000억원) 대비 1.7% 줄었다.
채권잔고는 연간 1000억원 감소한 24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신용판매 비율은 0.9%p 줄어든 70%를 차지한다. 할부·리스(3.4%)와 현금서비스(3.7%) 비중은 각각 0.2%p, 0.4%p씩 떨어졌다. 반면 카드론 비중은 1.5%p 상승한 22.9%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금융비용 줄이기와 연체율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상반기 호실적은 건전성 관리를 철저하게 한 영향이 크다"라고 말했다.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신한카드와 차이를 좁혔다. 업황악화를 기회로 바꿨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상반기 순이익 격차는 165억원이다. 지난해 동기(261억원) 대비 36.78% 줄었다.
카드업계 호황기에 신한카드는 독주를 이어가면서 삼성카드와의 간격을 벌렸다. 지난 2020년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상반기 순이익 격차는 799억원이었다. 다음 해에는 850억원까지 벌어졌다. 신한카드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둔 지난 2022년에는 968억원의 차이를 나타낸 바 있다.
올 하반기에는 데이터 사업 경쟁력 확보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선다. 삼성카드는 데이터 플랫폼인 '블루 데이터 랩(BLUE Data Lab)'을 공개하고, 세빌스코리아와 아모레퍼시픽 등과 데이터 제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카드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자산건전성 관리와 효율경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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