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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제약/의료/건강

강경호 이대서울병원 교수, "이화의료원에서 왔다고 하면 몽골 환자들이 환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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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제11회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 몽골의료봉사'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이 몽골에 K의료 기술과 시스템을 전파하는 데 역량을 쏟고 있다.

 

이화의료원은 몽골의료봉사단이 지난 5월 10일부터 17일까지 몽골 다르항 올 아이막 다르항, 올란바토르 바앙골 등 몽골 현지에서 의료봉사를 실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화의료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지금까지 이화의료원의 몽골 의료봉사를 통해 진료를 받은 환자는 1만 명이 넘는다. 몽골의료봉사단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19 사태로 의료봉사활동을 중단한 3년을 제외한 11년간 몽골 현지 곳곳을 누비며 몽골 환자들을 치료해 왔다.

 

몽골 의료봉사는 1887년 한국 최초의 근대식 여성병원이자 여성 의학 교육기관이었던 보구녀관이 설립된 후 이화의료원이 추구해 온 사랑과 헌신, 봉사 정신을 실천한 대표적 활동이라는 것이 이화의료원 측의 설명이다.

 

이화의료원 국제의료사업단장으로서 몽골의료봉사단에서 단장을 맡고 있는 강경호 이대서울병원 외과 교수가 몽골 의료봉사의 의미와 포부에 대해 직접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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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호 이대서울병원 외과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

-몽골 의료봉사의 의미와 성과는 무엇인가.

 

"1만 명 돌파라는 상징적인 의미와 함께 14년 동안 꾸준히 의미있는 활동을 지속했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몽골 현지에서 의료봉사에 동참한 강경호 교수의 말이다.

 

강 교수는 "의료봉사를 통해 몽골의 병원, 행정기관들과 협력하고 신뢰를 쌓아 앞으로 더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현지에서 의료봉사를 하면서 이화의료원에서 왔다고 하면 환자들이 밝은 웃음을 짓는 것을 보고 마음이 뿌듯했다"고 덧붙엿다.

 

-이화의료원이 몽골에서 의료봉사를 한 계기는.

 

"이대여성암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볼로르마 몽골 영부인의 초청으로 이화의료원 의료봉사단은 2011년 8월 아르갈란트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후 몽골국립암센터와 울란바토르에 있는 UB송도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지역 밀착형 의료봉사를 전개하게 됐다."

 

-몽골 현장에서 만난 환자들은 어떤 질환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지.

 

"몽골인들은 역사적으로 말을 타면서 춥고 광대한 초원을 누비고 유목 생활을 이어온 민족이다. 육류를 섭취해야 추운 겨울을 버티고 고된 유목업을 할 수 있어 전통적으로 기름진 음식들을 섭취했지만, 이젠 말을 타지 않고 활동량이 줄어 비만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심혈관계 질환과 퇴행성 골관절 질환의 빈도가 높은 것도 같은 이유다.

 

또 추운 겨울에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도수가 높은 보드카를 즐겨 마시는 습관으로 만성 췌장염, 간경변 등의 질환에도 노출되어 있다.

 

예방접종도 원활하지 않은 데다가 주사침 등 일회용 의료기구 등을 반복 사용하는 사례가 빈번해 간염, 간암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강경호 교수는 몽골 환자들의 생활습관, 의료 행태 등을 설명하며 이미 발병한 환자들의 치료뿐 아니라 이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과 지원 또한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몽골 의료봉사 활동 중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강 교수는 갑상선 질환 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내분비외과 의사지만, 의료접근이 쉽지 않은 곳으로 의료봉사를 가는 만큼 전반적으로는 외과 질환에 대해서 대비를 하고 출발했다.

 

하지만 강 교수의 예상과 달리 많은 환자들이 초음파 검사로 확인된 갑상선 결절 때문에 의료봉사단을 찾아왔다.

 

대다수가 불필요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자주 받고 있었는데, 일부 환자들은 불명확한 이유로 수술까지 받는가 하면 어떤 환자들은 그냥 둬도 상관없는 양성 갑상선 결절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갑상선 호르몬을 복용해 갑상선 기능 항진상태가 돼 있었다는 것이 강 교수의 설명이다.

 

강 교수는 "부족한 의료자원이 적절히 배분되지 못하고 낭비되어 과잉진료·과잉치료와 의료공백이 공존하고 있었다. 여러 단체들의 지원으로 의료 장비 등이 공급되더라도 이를 다루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의사들이 없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오는 2025년은 몽골의료봉사 15주년이다.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몽골현지에서 간염백신 접종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의료봉사에 참여한 민석기 이대서울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님이 의견을 주셨는데, 몽골 현지에서 감염, 간암 환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몽골은 A형, B형, C형 간염 감염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또 몽골 내에서도 국가 공중보건의 위기로 여겨, 1991년, 2012년에 각각 B형 간염, A형 간염 백신 프로그램을 도입해 간염 감염을 크게 감소시켰다.

 

하지만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접종이 이뤄지지 못해 몽골은 여전히 높은 감염율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간염 백신 제조에 있어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제조사들이 의미있는 봉사활동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향후 목표와 포부는.

"국제의료사업단은 이화의료원의 가치인 상생, 공감, 화합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향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병원 컨설팅, 의료진 교육, 환자 유치 등 여러 가지 활동을 온·오프라인에서 폭넓게 전개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제2 코엑스'가 완성되면 의료 관련 국제 심포지엄 등이 활발하게 개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화의료원 국제의료사업단은 이러한 시설과 환경을 통해 사업단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이화의료원은 이화의료원 독자적인 최고 수준의 자원들을 적극 활용해 세계 의료 현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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