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도시 서울부터 서울동행버스, 서울 반려견 순찰대까지. '약자와 동행하는 매력적인 도시, 서울'을 표방하는 오세훈표 정책들이 최근 시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메트로신문은 창간 22주년을 맞아 시민의 호응을 이끈 서울시 정책 '탑(TOP) 3'를 선정해 인기 요인을 짚어본다.
◆'정원도시 서울' 신호탄...'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개막 5일 만에 관람객 수 100만 돌파' 이달 16일 뚝섬한강공원에서 막을 올린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국내 정원박람회 역사에 신기원을 열었다. 이는 지난 4월 1일 개·보수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연 순천만국가정원이 재개장 5주 만에 누적 관람객 100만명을 끌어모은 것보다 빠른 속도다.
시는 뚝섬한강공원에서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열고 6만평 녹지에 국내·외 정원 작가와 학생·시민·외국인, 기업·기관과 함께 조성한 76개 가든을 선보이고 있다. 오는 10월 8일까지 상설 전시를 운영한다.
유혜미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 조경과장은 '공원 어디에서든 쉽게 볼 수 있는 쉼터'를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유혜미 과장은 "뚝섬한강공원 자체가 잔디밭만 있고 아무런 볼거리가 없었다. 이번에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진행하면서 펀디자인 벤치는 200개 이상, 나무 벤치는 30개 이상, 파고라(그늘막) 2동과 거대한 멀티 파고라 4개를 설치했다"며 "여기에 각 정원 곳곳에 쉼터가 추가로 배치됐다. 와서 머물다 가고, 쉬게 하기 위해 벤치를 많이 만들어놔서 시민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전반처럼 재미없는 시설도 로봇처럼 꾸며놓고, 거대한 수영장 물탱크도 해치 프렌즈 얼굴을 붙여서 재미나게 연출했다"며 "디테일에 힘을 주는 등 신경을 많이 썼다"고 강조했다.
시는 코로나19 이후 우울한 시민이 늘었고,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져, 시민들이 일상에서 정원과 함께하며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정책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유 과장은 "제가 현장에서 정원 해설을 하고 다니면 시민분들이 저한테 와서 고맙다고 인사한다. '이 동네 살면서 매일 여기를 지나다녔는데 너무 좋아져서 행복하다'고 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 또 오전에는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견학을 많이 온다. 애들이 선생님한테 '매일 오고 싶다'고 한다. 그런 거 보는 게 좋다"며 "공무원 생활 15년 차인데 눈물 흘릴 정도로 보람차고 행복하다. 정말 일할 맛 난다. 힘든 만큼 바로바로 긍정적인 피드백이 온다"고 말했다.
김포시, 청주시, 대구시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순천만국가정원과 차별점을 묻는 말에 유 과장은 "순천만국가정원은 관광객 유치 목적이 크지만,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누구나 일상에서 정원을 만나고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마음먹고 찾아가는 곳이 아닌, 모두가 매일 즐기는 정원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시는 정원도시 서울 정책을 통해 시내 곳곳에 1000개의 정원을 가꿔 '어딜 가든, 서울 GARDEN(가든)'이 실현되는 도시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내년 서남권, 2026년 서북권 등 연차별로 서울 각 권역에서 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며 시 전역에 대정원을 조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수도권 주민 출퇴근 고단함 덜어주는 '서울동행버스'
운행 시작 약 9개월 만에 누적 이용객 수 10만명을 기록한 '서울동행버스'는 대중교통 수단이 부족한 수도권 주민들을 위해 서울시가 마련한 맞춤형 버스다. 서울동행버스의 탄생 비화는 퍽 흥미롭다. '나의 해방일지'라는 드라마를 감명 깊게 본 오세훈 서울시장이 '아... 이렇게 경기도분들이 고단하게 출퇴근을 하는구나. 이걸 개선할 방안을 찾아보자!'고 해서 마련한 정책이기 때문.
강인철 서울시 버스정책과장은 "기존에는 노선이 한번 만들어지면 고정적으로 오래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동행버스는 수요 조사를 거쳐 맞춤형으로 했던 게 통했던 것 같다"고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서울동행버스는 작년 8월 2개 노선(서울 01번 화성 동탄~강남역, 서울 02번 김포 풍무~김포공항역)에서 운행을 시작해 현재 파주 운정, 고양 원흥, 양주 옥정, 광주 능평, 성남 판교제2테크노밸리, 고양 화정, 의정부 고산, 의정부 가능 등 총 10개 노선으로 확대됐다.
강인철 과장은 "인구가 많은 고양시나 김포시, 이런 데서 서울동행버스 노선을 추가해 달라는 민원이 간간이 들어온다"며 "해당 지역엔 이미 노선이 존재하지만, 인구가 많아 그만큼 수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미 서울동행버스 노선이 생긴 지역이라도 수요가 꾸준하다면 심사를 통해 노선을 추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시는 덧붙였다.
수도권 주민들은 서울동행버스를 환영하지만, 일각에서는 왜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경기, 인천 주민의 출퇴근을 지원하느냐는 불만도 나온다. 강 과장은 "시내버스 운행을 100% 세금으로 하는 게 아니다. 대부분은 버스 요금 수입으로 운영된다. 경기도민이 시내버스를 이용할 때 요금을 내므로, 시 재정에 아주 악영향이 간다고 보기는 어렵다. 서울동행버스의 이용 인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대중교통 적자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생활인구 개념으로 경기도민이 주간에는 서울에 와서 경제활동하고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하는 부분이 있어서 주민등록된 지역만으로 서울시민이다, 경기도민이다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동네 치안 지키는 사랑둥이들...'서울 반려견 순찰대'
'서울 반려견 순찰대'는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이 딱 맞아떨어지는 정책이다. 반려견 순찰대는 지난 2022년 64개팀으로 출발해 작년 1011개팀으로 사업 출범 1년 만에 몸집이 16배 가까이 불었다.
반려견 순찰대는 반려견과 함께 동네를 산책하다가 발견한 범죄·생활 위험요소를 경찰청(112)이나 서울다산콜센터(120)로 신고하는 임무를 맡는다.
작년에는 1011개팀이 서울 곳곳을 누비면서 4만8431건의 순찰 활동을 펼쳐 112신고 331건, 120신고 2263건 등 범죄 및 생활위험 요소를 발굴·신고해 주민들의 안전을 보호했다. 심야에 부상으로 쓰러진 실종자를 발견해 가족에게 인계하거나, 학교폭력 현장을 찾아내 피해 학생을 보호하는 등의 공을 세우기도 했다.
시는 엄정한 심사를 거쳐 반려견 순찰대를 선발한다. 심사 항목은 ▲기다려(보호자와 편안하게 떨어져 있는지)와 이리와(보호자의 부름에 바로 달려가는지) ▲리드워킹(줄을 느슨하게 당기지 않고 걷기) ▲대인 반응(낯선 사람이 다가올 때 보호자 옆에서 침착하게 대응하는지) ▲대견 반응(멀리서 다른 개를 봤을 때 보호자에게 집중하는지, 다른 개가 지나갈 때 차분하게 지나갈 수 있는지) ▲순찰대 활동 적합성 확인(순찰대 활동과 기본 펫티켓에 대한 간단한 질의응답)으로 구성되며, 평균 경쟁률은 2.5대1로 나름 치열한(?) 편이다.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관계자는 "지역 사회를 안전한 곳으로 만들어 범죄를 예방하고자 기획한 사업으로, 주민들을 치안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일본 도쿄 세이조 경찰서의 멍멍 순찰대를 모티브로 했다. 연구논문을 쓰다가 해외사례를 보고 업그레이드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반려견 순찰대 도입 초기에는 '이게 뭐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겠냐', '효율적이지 않다'는 등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는데 지역 사회 주민들이 공동체 치안 문화 형성에 크게 기여한 사례들이 널리 알려져 이제는 순찰대 옷을 입고 봉사 활동하면 시민들이 순찰대원들에게 격려를 보내고 응원도 많이 해줘서 기쁘다"고 말했다. 시는 시민들의 높은 호응을 반영해 올해 서울을 수호하는 반려견 순찰대를 2000개팀으로 전년 대비 약 두 배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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